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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도. /경인일보DB


인천 옹진군 섬 주민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이상 반응을 보이거나 후유증이 생겼을 때를 대비한 보건당국의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0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사흘 뒤 숨진 A(82)씨는 백신을 맞은 당일 복통과 구토증세(9월13일자 6면 보도=대청도서 백신 맞은 80대男 숨져… 유족들, 지자체에 후유증 대책 호소)에 시달리다 거주지인 대청도 보건지소를 찾았다.

A씨를 진찰한 대청도 보건지소는 혈압을 낮추는 주사를 처방하고 그를 인천의료원 백령병원으로 옮겼다. A씨의 증상에 대해 정밀 검사할 장비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청도 보건지소에는 혈압이나 심전도를 검사하는 기기밖에 없다.

보건지소서 혈압 낮추는 주사 처방
백령병원서 헬기 대신 여객선 이용


백령병원에 온 A씨는 혈액 검사와 심전도 검사, 컴퓨터 단층 촬영(CT)을 한 이후 공중보건의에게 진료를 받았다. A씨는 닥터 헬기로 이송할 것을 병원에 요구했으나 병원 측은 연안여객선을 이용해 큰 병원으로 옮겨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당시에는 A씨의 복통 증세가 다소 완화됐기 때문이라고 백령병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튿날인 8일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과 백령도를 오가는 연안여객선을 타고 인천 도심으로 와 인천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한 A씨는 심근경색 수치가 높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고 긴급 시술을 받았다. 하지만 다음날 상태가 나빠졌고 결국 10일 새벽에 숨졌다.

심근경색 긴급시술 받고 결국 숨져
치료·이송장비·전문의 없는 실정


유족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A씨의 딸은 경인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자체에선 백신을 맞으라고 노인들에게 안내해 놓고, 이상 반응이나 후유증에 대처하는 방안은 아무것도 마련해 놓지 않았다"며 "앞으로 백신을 맞아야 할 사람이 많은데, 이 같은 의료체계를 갖추고 있으면 아버지 같은 피해자가 더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 후유증 대처방안 미흡 꼬집어


대청도 보건지소에는 백신 이상 반응을 보이거나 후유증이 있는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거나 이송할 장비가 갖춰져 있지 않다. 대청도 보건지소는 행정선을 이용해 A씨를 인천의료원 백령병원으로 옮겼으나 이곳에도 백신 이상 반응 환자를 주로 치료하는 내과나 응급의학과, 심장내과, 신경과 전문의는 없었다.

옹진군 보건소 관계자는 "백신 이상 반응을 완화할 수 있는 약과 소방본부에 응급 출동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놓았지만 육지와 멀리 떨어진 섬 지역의 특성 때문에 일부 한계가 있었다"며 "백령병원 등 관계기관과 논의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