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길 걷는 시민들
9일 오후 수원시 탑동 주말농장에 조성된 메밀꽃 군락지를 찾은 시민들이 활짝 핀 메밀꽃 길을 거닐며 다가오는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2021.9.9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올 수도권 여름은 7월 폭염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0.7도 높았다. 장마는 매우 짧았지만, 8월 하순 늦여름 잦은 소나기로 강수일수는 평년수준을 보였다.

수도권기상청은 15일 2021년 수도권 여름철 기후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올 여름 수도권 평균기온은 24.7도다. 평년의 24도보다 0.7도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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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여름철(6~8월) 기온 관련 기상요소별 값과 순위 /수도권기상청 제공

상층 찬공기의 영향을 받은 6·8월은 각각 22도, 25.1도로 평년(21.8도, 25.4도) 수준이었지만, 평균 27도의 이른 폭염이 찾아온 7월 영향으로 1973년 이후 2번째로 높은 기온을 보였다.

수도권 폭염·열대야일수는 각각 15일, 9.8일로 전국 평균에 비해 3.2일, 4.3일 길었다. 7월 중순 이후엔 뜨겁고 습한 공기의 유입과 강한 일사 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7월 최고기온은 31.5도로 역대 3위에 올랐고, 7월 폭염일수는 12.5일로 역시 3위, 7월 열대야일수는 8.3일로 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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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중반(7월) 폭염 기압계 모식도 /수도권기상청 제공

7월 폭염은 북극 기온이 평년보다 낮은 가운데 극 지역의 찬 공기가 중위도로 남하하지 못하면서 찾아왔다. 장마철이 끝난 뒤 대기 상층엔 고온건조한 티벳 고기압이, 대기 중하층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덮었고, 수도권은 동풍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매우 더운 날씨가 이어졌던 것이다.

이번 수도권 여름철 평균 강수량은 378㎜로 여름 평년 805.9㎜보다 크게 적었다. 지난해 여름에 1천001.3㎜가 내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줄어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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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후반(8월) 전 지구 기압계 모식도 /수도권기상청 제공

가장 큰 원인은 짧은 장마철이다. 올 장마는 7월3일에 시작해 17일 만인 7월19일 끝나 1973년 이후 3번째로 짧았다. 장마 강수량도 117.2㎜에 불과해 역대 4번째로 적었다.

수도권기상청은 원인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의 느린 북상을 지목했다. 느리게 북상하면서 장마철이 늦게 시작했고, 7월 중순엔 동쪽에서 북태평양고기압이 급격 확장해 빠르게 장마가 종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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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여름철(6~8월) 수도권 강수량 변화 /수도권기상청 제공

올 여름 비는 8월 하순 129.7㎜가 와 더 많이 왔다. 늦여름 정체전선과 대기불안정에 따른 소나기성 강수 때문이다.

이처럼 늦여름에 비가 많이 온 건 8월 중순부터 동인도양과 열대 서태평양에서 대류가 활발(상승기류)해진 까닭이다. 이에 따라 필리핀해 부근의 대류가 억제(하강가류)됐고, 동서로 크게 확장한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정체전선, 저기압, 태풍이 영향력을 행사하며 강수가 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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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8월 순별 평균 강수량(㎜) /수도권기상청 제공

신도식 수도권기상청장은 "요란한 소나기와 짧은 장마, 폭염, 집중호우까지 다양한 기후변동성이 뚜렷하게 나타난 여름이었다"며 "기후 변화에 대비한 가치 있는 기상정보 생성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