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젊은 선수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창단 2년 만에 해체 위기에 놓인 인천남동구민축구단(FC남동)의 주장 문준호(28)는 15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간절한 어조로 이같이 말했다.

대학 시절부터 유망주로 촉망받던 문준호는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명문 구단인 수원 삼성에 입단했으나, 자리를 잡지 못한 채 K리그2(2부 리그) FC안양을 거쳐 세미 프로 리그인 K3리그 화성FC에서 활약하다 현재 공익근무요원 신분으로 FC남동에서 뛰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남동구의회는 지난 7일 제274회 총무위원회 제1차 회의를 열어 FC남동의 예산 지원을 골자로 하는 '남동구민축구단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9월8일자 6면 보도=지원조례안 불발… 'FC남동' 창단 2년만에 해체되나


이번 조례안 개정을 통해 남동구는 2019년 창단한 FC남동에 대해 올해 말까지 2년간 한시적으로 예산을 대기로 한 조항을 없애고 앞으로 계속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려고 했으나, 구의회가 과도한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걸면서 FC남동이 존폐기로에 섰다.

예산 지원 막혀 구단 존폐 위기
주장 문준호 "경기에 집중 못해"
신생 유소년축구단 사라질 수도


문준호는 "구단이 해체될 수도 있다는 소식을 접한 이후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프로 입단 경쟁에서 밀려난 젊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K리그1과 같은 최상위 리그에서 뛰는 꿈을 꾸며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우리 구단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FC남동은 이날 호소문을 발표해 "선수들이 꿈과 희망을 품고 계속 경기에 뛸 수 있도록 구단 지원 조례안을 통과시켜달라"고 촉구했다.

구단 측은 "FC남동은 남동구를 대표하는 '풀뿌리 축구'의 자존심으로 창단 후 2년간 K4리그에서 경기를 치렀다"면서 "구단이 해체되면 군 복무를 하며 축구 훈련을 병행하거나 상위 리그를 향해 도전하는 선수들, 그리고 올해 6월 창단한 FC남동의 15세 이하 유소년 축구 꿈나무들의 희망과 기회가 사라진다"고 했다.

남동구는 오는 2023년 말까지 2년 더 구단 지원을 연장하는 방안을 담은 새 조례개정안을 구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