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만두에 달걀 씌워 부치고
컵누들·어묵·채소로 잡채 볶고
소시지·게맛살·대파로 삼색전까지
요리 '요' 자 몰라도 '분위기가 맛'
코로나19로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의 풍경도 바뀌고 있다. 감염 확산세가 지속되며 2년 연속 직장인의 절반 이상이 귀성을 포기했다. 여기에 1인 가구 역시 늘어나며 집에서 혼자 추석을 보내는 '혼추족'이 증가하는 추세다.
명절기간에 문을 닫는 식당도 많아 혼추족들은 가까운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한다. 가족들과 떨어져 명절을 보내는 이들을 위해 편의점 재료로 혼자서도 부담 없이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명절음식 레시피를 소개한다.
냉동만두로 동그랑땡을? '만두랑땡'
'동그랑땡'은 쇠고기를 잘게 다져 달걀·두부 등을 섞고 둥글게 만든 뒤 밀가루를 묻히고 달걀을 씌워서 기름에 지진 음식이다. 그 모양이 엽전 같아 '돈저냐'라고 불리기도 했다.
간단해 보이지만 과정이 복잡해 막상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음식이다. 하지만 냉동만두를 이용하면 혼자서도 간편하게 동그랑땡을 만들어 맛볼 수 있다.
재료 : 냉동만두, 부침 가루, 달걀
1. 냉동만두를 3분간 전자레인지에 데운다.
2. 익힌 만두를 소만 꺼내 부침 가루를 넣어 반죽해 모양을 만든다.
3. 달걀 2개를 풀어 달걀물을 준비한다.
4.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달걀물은 묻힌 만두소를 구워준다.
5.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구우면 완성.
※ 만두 안에 고기, 파, 양파가 들어있고 간도 되어있어 동그랑땡 속과 비슷한 맛을 낸다. 쫄깃한 식감을 느끼고 싶다면 만두피를 넣어 반죽해도 된다.
컵라면의 변신 '어묵 컵누들 잡채'
잡채는 당면을 투명하게 삶아 건져 시금치, 당근, 버섯 등을 넣고 따끈하게 무쳐내는 음식이다. 외국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음식으로 꼽히기도 한다. 잡채는 17세기 조선시대의 광해군 재위 시절, 궁중연회에서 처음 선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잔칫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 잡채를 컵누들을 이용해 만들어봤다.
재료 : 컵누들, 어묵, 채소, 참기름, 설탕, 후추, 간장
1. 컵누들에 면과 건더기를 넣고, 끓는 물을 부어 4분 정도 익힌다.
2. 간장 1t스푼, 설탕 4분의1t스푼, 참기름 2분의1t스푼, 후추 등을 넣어 잡채양념을 만든다.
3. 어묵을 먹기 좋게 썬다.
4. 익은 면과 어묵, 잡채양념을 프라이팬에 한데 넣고 약한 불에 볶는다.
※ 기호에 따라 어묵 대신 당근, 시금치, 버섯 등의 재료를 넣어 만들어도 된다.
꼬지 없이도 손쉽게 '삼색꼬지전'
꼬지전은 게맛살, 햄, 단무지, 버섯 등 본인이 좋아하는 재료들을 꼬지에 꽂아 만드는 음식이다. 전 하나로 다양한 재료를 맛볼 수 있다. 다양한 맛과 담아 놓으면 저절로 눈길이 가는 알록달록한 빛깔로 눈과 입을 만족시키는 꼬지전은 명절 제사상에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다.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게맛살, 후랑크소시지, 대파만 있으면 손쉽게 요리 가능하다.
여기에 편의점에서 구입한 소고기무국과 즉석밥을 더하면 혼추족을 위한 '편의점 추석 상차림'이 완성된다.재료 : 게맛살, 후랑크소시지, 대파, 달걀, 부침가루
1. 후랑크소시지, 게맛살, 대파를 같은 길이로 썰어준다.
2. 재료들에 부침 가루를 앞뒤로 묻힌다.
3. 달걀에 소금을 넣어 달걀물을 만든다.
4. 재료들에 묻힌 부침 가루를 살짝 털어내고 달걀물을 입혀준다.
5.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달걀을 입힌 재료들을 순서대로 놓아 앞뒤로 부친다. 서로 잘 붙도록 재료 사이에 달걀물을 뿌려준다.
※ 부침가루를 한쪽 면에만 묻히고 달걀물을 골고루 묻혀 전을 부치면, 꼬지전의 색감이 더욱 도드라진다.
요리의 '요'자도 모르는 기자는 혼자 살면서도 음식을 해먹어본 적이 거의 없다. 명절음식은 만들기 복잡하다고 생각했지만 편의점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도 간단하게 명절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요리를 못 해도 상관없다. 명절 분위기를 내고 싶은 혼추족이라면 집 앞 편의점에 가보자.
글·사진/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