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행동과 실적, 성공에 대해 전략적으로 명성을 쌓으며 고객, 유권자 등으로부터 부정적 평가를 줄이고 긍정적 평가를 늘려 사회적 신뢰 자본을 쌓아 나가는 활동을 의미한다. 기업의 평판은 조직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자산이며,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장기적 기업경영에 영향을 준다. 개인의 평판관리 또한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이력서에 어떤 핵심언어가 들어갈지를 결정하는 것과 같다. 기업에서는 인력을 채용하기 전에 이전 회사에서의 근무태도 및 평판이 어떠했는지 알아보는 평판조회(reference check) 과정을 거친다. 따라서 이직하기 전에 업무관리와 인간관계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리·도덕성·신뢰 통한 '평판관리'
개인·기업·정치인 갖출 필수 항목
요즘 대기업들에게는 평판수난시대라 할 수 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정치 스캔들, 카카오·네이버·쿠팡·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한 빅테크 규제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이들 대기업과 플랫폼 입점 업체와의 불공정 계약체결과 이용자 보호가 부족한 플랫폼 기업들을 규제하겠다는 흐름이다. 이에 해당 기업들은 발 빠르게 갑질 방지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상생프로그램들을 내놓는 등 뒤늦은 평판관리에 들어가는 모드이지만 지켜볼 일이다. 사실 이들이 유통, 모빌리티, 핀테크 분야에서 글로벌 규모의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가장 근본은 협력업체의 희생과 고객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일인데 그간 그들의 성장기 경영활동을 되짚어보면 이해관계자와의 상생을 간과한 것이 아닌가 싶다. 가상자산거래소 60여개가 9월25일 이전에 줄폐업의 위기에 처해있고, 중국 최대의 민영부동산개발업체 '헝다(恒大)'는 정부규제로 자금줄이 막혀 350조원의 부채와 유동성 위기에 의한 파산설로 아시아경제가 온통 뒤숭숭하다. 기업과 정치권에 점점 더 높은 수준의 윤리와 도덕성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기업의 사업 관행에 시민사회의 감시의 눈초리와 이해관계자의 눈길이 이를 강화하고 있다.
정치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국민이 현명해지고 사회가 발전하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의 평판관리는 국민의 신뢰를 다지고 가꾸는 일이다. 특히 대선 예비후보자들의 평판관리는 국가의 미래를 담보하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유권자들로부터 한 표라도 더 받아야만 정권을 획득할 수 있는 민주주의선거 체제에서 평판관리는 그 어느 정치인도 비껴갈 수 없는 필수 관리 항목이다.
우리나라의 기득권층인 기업이나 정치인 모두 국민으로부터 신뢰보다는 분노를 자아내게 하는 악평의 대상이었음은 깊이 반성할 필요가 있다. "좋은 평판을 구축하는 데는 20년이 걸리지만 그것을 망치는 데는 5분이면 충분하다. 이것을 깨닫는다면 당신의 행동은 달라질 것이다." 워렌 버핏의 말이다. '이코노미스트'에 의하면 전 세계 리스크관리 담당자들의 52%가 기업이나 정치인에게 가장 큰 위협으로 '평판리스크'를 꼽았다. 기업은 평판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평판지수를 개발하여 주기적으로 평판을 측정하고 이를 경영지표로 관리하는 과학적 관리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좋은 평판 20년 걸리지만 망치는데
5분이면 충분" 워렌 버핏 경고처럼
진실된 언행만이 확실한 성공 법칙
다보스포럼에서는 기업평판이 이익이나 시가총액보다 기업의 성공을 더욱 잘 나타내는 지표로 보았고, 기업 시장가치의 40% 이상이 평판, 브랜드, 이미지 등에 의해 형성되며, 평판손실을 일으키는 사건의 경우 실제 손실의 최고 12배까지 기업가치를 하락시키는 악효과가 있는 것으로 발표하였다. 정치인 또한 평판관리의 5원칙인 가시성, 투명성, 일관성, 차별성, 신뢰성을 통해 다음의 3가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명성을 올리는 것, 둘째, 알려진 명성 위에 지지도를 확보하고, 마지막으로 신뢰와 충성을 얻는 것이다. 신뢰를 얻기 위해 믿게 하는 것, 자신의 모든 언행을 진실되게 하는 것만이 가장 확실한 성공의 법칙이다. 진실은 타협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에게는 진정성 있는 기업인과 정치인이 절실하다. 우리의 기업인과 정치인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이세광 콘테스타컨설팅 대표·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