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노동자와 아파트 입주민 간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에서도 이런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인천시가 관련 조례 제정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배달 노동자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 송도지회는 23일 입장문을 내고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 배달 거부 방침을 통보했다.
'지하주차장 통행·도보 출입도 통제' 갑질
라이더유니온 송도지회 '배달 거부' 반발
라이더유니온은 "도로에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걸어서 단지에 출입하는 배달 노동자에 대해서도 1층 출입을 통제하고 지하주차장 통행을 강제하고 있다"며 "(입주민이) 출입 통제 조치를 철회하고 주민 안전을 확보할 안전 운행 방침에 대해 노조에 협의를 요청하면 이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김기범 라이더유니온 송도지회 준비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 수요가 늘어나면서 아파트 입주민들과 마찰도 증가하고 있다"며 "지자체에 여러 차례 갈등을 중재해달라고 도움을 요청했으나 달라진 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최근 배달 노동자들이 지하 출입구로만 통행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지상 진입을 막았다. 인천에서는 최근 아파트 입주민과 배달 노동자 간 지상 통행을 두고 갈등이 지속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등 신도시 신규 아파트는 지상을 공원화하고 주차 공간을 지하에 마련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갈등 사례가 증가하자 경기도와 서울시 등은 배달 노동자를 보호·지원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해 제도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인천시는 아직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배달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제정한 지자체 사례를 검토하겠다"며 "인천 지역 배달 노동자들의 정확한 규모나 실태 등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