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국제도시 일부 아파트 오토바이배달 거부 관련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가 배달 오토바이의 지상출입을 금지하자 배달 노동자조합이 배달 불가 방침을 통보한 27일 오후 배달 오토바이들이 해당 아파트 단지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1.9.2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음식 배달 업계가 입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주문하는 음식을 배달하지 않기로 하자(9월24일자 3면 보도=아파트 배달 노동자-입주민 커지는 갈등… 인천시 뒷짐) 인근 식당들이 매출 감소 등을 우려하고 있다.

배달 노동자 조합인 '라이더유니온' 송도지회는 27일부터 인천 연수구 송도동 A아파트를 상대로 배달 거부 운동에 들어갔다. 해당 아파트 단지 상가 등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들은 이 같은 소식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배달·포장 음식 전문점 사장인 A씨는 "그 아파트에서 주문이 안 들어오길래 이상하다 싶었는데, 배달을 거부한다니 당황스럽다"면서 "세대 수가 많은 아파트라서 매출에 타격이 클 것이다"라고 걱정했다.

노동자조합 거부운동에 들어가자
"세대 수 많은 아파트 매출 타격"


라이더유니온은 해당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가 이달 10일 배달 오토바이의 지상출입을 막자, 지난 23일 배달 불가 방침을 담은 입장문을 내고 계획대로 27일부터 실행에 옮겼다.

배달 거부 운동에 동참한 한 배달대행업체 대표는 "오토바이의 지하 출입은 이미 송도 내 여러 아파트에서 시행 중인 사안이라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배달을 계속했다"며 "그러나 이 아파트는 우체부와 택배 기사의 지상 출입은 허용하면서 배달 기사는 걸어서도 출입하지 못하게 한다. 이는 인권의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는 아이들의 안전이나 소음 민원 등을 고려해 배달 오토바이의 지상 출입을 막았다고 한다.

2살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아파트 입주민 양모(34)씨는 "일주일에 배달 음식을 2~3회 시켜 먹어서 불편함이 클 것 같다"면서도 "아이들 안전을 생각하면 오토바이가 지하로 출입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입주민 이모(50대)씨도 "오토바이가 지상으로 다니면서 생기는 소음에 잠을 설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입주자대표회의의 방침을 지지했다.

우체부·택배기사만 지상출입 허용
"인권 문제" vs "아이 안전" 대립


입주자대표회의의 한 관계자는 이날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라이더유니온 송도지회에) 공문을 보내 비가 올 때나 오토바이를 단지 밖에 주차한 경우에는 1층 출입을 허용한다고 전했다"면서 "상호 소통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은데, 공문 내용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김기범 라이더유니온 송도지회 준비위원장은 "경비원들이 걸어서 들어가는 배달기사를 아파트 입구에서부터 막는 등 공문 내용이 이행되지 않은 채 출입 제한이 계속됐다"며 합당한 조처가 있기 전까지 배달 거부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어 인근 식당 상인들의 우려에 대해선 "배달 가맹점엔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했다"면서 "배달 기사들의 인권 보호 등을 위해 이번 방침을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