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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진안동 일대에 택지지구 지정에 따른 강제 수용을 반대하고 정부와 LH 등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1.9.28 화성/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

민간사업자에게 막대한 수익을 남겨 논란인 대장동 화천대유 프로젝트의 불똥이 정부의 신규 택지공급지역으로 튈 전망이다.

정부 택지지구 지정에 따라 수용이 예정돼 있는 지역의 일부 토지주들이 민간사업자 배만 불린 대장동처럼 헐값에 땅을 넘길 수도 있다며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면서, 실제 수용 과정에서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화성시 지역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의 신규 공공택지지구가 발표되자 지역에서는 토지주 간 온·오프라인 모임이 결성되며 공동 대응에 나설 조짐이다.

화성지역의 경우 진안동 일대 452만㎡에 2만9천호, 봉담읍 수영리 일대 229만㎡에 주택 1만7천호 등이 제3차 신규 공공택지 공급 계획에 포함됐다.

 

진안동 "마지막 금싸라기"… 기산지구, 공영개발보다 보상가 적을듯
일부 토지주 "민간사업자만 배불리는 헐값 수용" 집단 반발 움직임


이 중 진안동 일대의 경우 화성 동부권 마지막 금싸라기 땅이라 불리며 개별 개발이 활발히 추진됐던 지역 중 하나인데 이번 공공택지에 포함되면서 수용이 불가피해졌다.

택지에 포함된 기산지구의 경우 당초 화성시가 공영개발을 추진하다 토지 보상가 문제에 따른 토지주 반대 등으로 무산된 바 있는데, 이번 공공택지에 포함되면서 공영개발 추진 당시보다도 보상가가 적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최근 성남 대장동 논란이 불거지며 당시에 3.3㎡당 600만원 이상은 받아야 하는 땅을 280만원 받고 넘겼다는 해당 지역 토지주들의 불만이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되면서 이 지역 토지주들의 반대 주장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진안동 지역에는 개발과 수용을 반대하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규탄하는 현수막이 이곳저곳에 붙어 있는 상태다.

화성 현수막
화성시 진안동 일대에 택지지구 지정에 따른 강제 수용을 반대하고 정부와 LH 등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1.9.28 화성/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

한 토지주는 "주택 등은 그나마 덜하겠지만 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들은 헐값에 땅을 수용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크다"며 "농지여도 개발 가능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던 땅인데 공시지가 감정대로 한다면 당초 시세의 절반에도 못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토지주도 "대장동 사례만 보더라도 토지 수용은 토지주를 쪽박 차게 하고 사업자만 배 불리는 사업"이라며 "차라리 농사를 짓는 게 낫다. 지구를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택지지구 지정과 수용에 대한 토지주 불신은 항상 있어 왔던 숙제지만 대장동 논란이 불거지면서 더 큰 갈등의 요소가 됐다"며 "토지주가 반대한다고 지구 지정이 취소되는 일은 없겠지만 토지주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합리적인 보상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성/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