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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대기자들이 길게 줄지어 선 인천지역 임시선별진료소 모습. 2021.09.0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시가 격무에 시달리는 보건소 직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선별진료소 운영시간을 조정하기로 했다.

1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시는 지난달 29일부터 지역 내 선별진료소 운영시간을 평일 오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로, 주말 오후 6시에서 오후 1시까지로 단축했다.

이번 선별진료소 운영시간 단축은 지난달 15일 부평구 보건소 소속 한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인천 보건소 직원들이 개선 대책을 요구(9월 24일자 4면보도='휴일 없는' 코로나 최전선 "하루라도 쉬고 싶다")하자 박남춘 시장이 내놓은 첫 번째 후속 조치다.

선별진료소 운영시간이 단축되자 이곳에서 근무하는 보건소 직원들은 근무 부담을 조금은 덜 수 있게 됐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의 한 보건소 직원 A씨는 "선별진료소 운영시간을 줄이면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다른 부서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전체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해소하는 시작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천을 비롯해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속도로 늘고 있어 선별진료소 운영시간을 단축하면 감염병 예방·대응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28일 오전 9시께 찾은 부평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는 150여명의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던 한 시민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와 회사에서 의무적으로 검사를 받고 오라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며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고 기다리는 사람이 지금도 이렇게 많은데, 운영시간이 줄면 제때 검사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인천시 감염병관리과 관계자는 "보건소 직원들이 쉬지 못하고 일하는 게 업무 효율을 낮추는 등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운영시간을 줄이더라도 검사 수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공무원노조 인천지역본부 관계자는 "보건소 직원 대상으로 업무 실태를 파악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코로나19 관련 근무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인천시와 계속해서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