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체육계를 견인해온 종목단체들의 살림이 빠듯해지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각종 후원이 끊어진 데다, 대회까지 대폭 줄어들면서 지역에서 꿈을 키우는 선수들이 의지할 곳을 잃는 상황에 처했다는 설명이다.

29일 경기도 내에서 활동하는 다수의 종목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종목단체들의 예산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간 인기종목이나 비인기종목을 불문하고 지역에 뜻이 있는 기업인이나 자영업자들이 종목단체의 임원을 맡아 학생 선수들을 후원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임원들의 소득이 대폭 줄어들면서 예년과 같은 후원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종목단체가 경기도교육청 등과 함께 대한민국 체육계의 양분이 돼 왔지만 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에 기존 후원자 소득 감소
줄어든 대회 일정도 활동폭 제약
선수 육성 차질 우려의 목소리도


일선 지도자들은 후원이 줄어들어 어려움에 처한 학생 선수들을 위해 운동복 등을 후원할 기업체 등을 찾아 발품을 팔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도내 한 지자체에서 체조를 지도하고 있는 A씨는 "잡상인 취급을 받거나 문전박대를 받을 때 힘이 빠지기도 하지만 학생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조금의 후원이라도 받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폭 줄어든 경기 일정도 종목단체들의 활동폭을 제약하는 원인 중 하나다. 각 지역체육회의 예산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지원 근거가 되는 활동, 대회가 줄어들다 보니 일부 비대면 대회가 가능한 종목을 제외하고는 편성된 예산조차 확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반면, 대회가 없다고 해도 선수 육성은 그와 무관하게 상시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어서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종목단체가 줄을 잇고 있다.

가뜩이나 넉넉지 않은 후원에 의존했던 종목단체에 공공 지원까지 마르는 이중고로 인해 선수 육성 등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경기도체육회 소속 한 종목단체 관계자는 "지난 도쿄올림픽의 감동이 한순간의 영광으로 끝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기업 후원이 끊긴 자리에 공공이 보다 확대된 지원을 펼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