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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술을 좋아하는 풍운의 정치 전문기자의 촉으로 풀어내는 대선 이야기】

"우리당 후보를 보면 말로 먹고사는 사람이 많아요. 나야말로 일로 먹고사는 사람이지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주자인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요즘 작심 발언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지난달 예상외로 8강에 진출해 더 유명해졌지요. 자신감을 얻은 그는 요즘 성남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이 인허가 특혜 의혹을 넘어 법조 게이트로 확산하면서 발언 강도도 세지고, 후보 중 가장 연배가 높은 맏형으로서 강단과 배짱을 보이며 막판 피치를 올리는 모습입니다. 그의 4강 진출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마지막까지 젓 먹던 힘까지 소진하는 모습에 지역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는 건 사실입니다.
송도 바다를 메워 신도시를 건설한 신화의 주인공 안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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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4강 노리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 /안상수 캠프 제공

그에게 당면한 과제는 4강(10월 8일 발표) 진출입니다. 자나 깨나 4강 진출을 위해 전략을 짜내느라 밤잠을 설칠 때가 많다고 합니다. 요즘 하는 것을 보면 마지막에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관심입니다. 지난 30일 경인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일로는 자기를 당할 자가 없다'며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점을 일갈하더군요.

긴 시간 이재명 경기지사가 설계했다는 성남 분당구 대장동 인허가 문제와 개발 특혜 비리 사건에 관해 설명하더니, 대뜸 자신만이 이 일을 해결할 적임자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아침에 생각해 보니 우리당 대선 후보 8명 중 5명이 판검사 변호사 출신이다. 한 명은 학자 출신이고, 한 명은 시민단체로 다 입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라며 "나야말로 일로 먹고사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 희대의 대장동 사건에 대해 "판·검사 변호사 출신들이 다 해 처먹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더니, "이래도 그들에게 맡겨야 하느냐 이제 강한 자신감이 생긴다"며 자신의 역할론을 내세웠습니다.

"나는 유일한 현장 CEO 출신이다. 대통령도 변호사, 도지사(이재명 지사 지칭)도 변호사 이번에 해 먹은 사람들 다 판검사 출신"이라며 "나는 실물 경제를 했고, 현장에서 경험이 있는 현장형 CEO라는 점을 잘 알리면 가능성이 있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얼마나 억장이 무너졌는지, 가끔 험한 표현을 써 가며 촌평을 했습니다.

가장 큰 이슈인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대해 특검 도입을 주장했습니다. "지금처럼 검찰에 맡기면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수사가 아닌 덮는 수사가 될 것"이라며 우려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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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4강 노리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 /안상수 캠프 제공

먼저 사건의 실체에 대해선 이재명 지사가 몸통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지요.


그는 "이재명 지사가 스스로 설계했다고 했고, 결재한 서류가 나왔다. 결재하고 설계했으니 '두목'인 셈"이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송도 신도시 개발 사업을 해본 경험자로서 그의 경험담도 같이 얘기했습니다.

그는 "(이 사업을 설계한)성남 도시개발공사는 100% 시장의 뜻에 반하는 일을 할 수 없다"며 이 지사의 지시에 의한 사업으로 규정했습니다.

다음으로 이재명 지사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결정적으로 무죄를 이끈 권순일 전 대법관에 대해 메스를 들었습니다.

"대법관 그만 둔지 2개월 만에 고문변호사로 활동한 것은 (이 지사의 )영향력이 행사됐을 것"이라며 '사후 뇌물' 가능성을 주장하더군요. 여러 법조인의 이름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로비와 '보험성'이 있는 '법조 게이트'라고 주장했는데, 나름 정보를 가지고 발언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대장동 개발 사업, 국토개조 개발로 뒤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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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현장의 모습. 2021.9.29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이번 대장동 사건은 수도권 부동산 민심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는 사업입니다. 그래서 일확천금이 돌아간 민간 개발사업에 대해 국민들의 박탈감이 커질 수밖에 없고 대장동 효과로 대선 국면에서 반전을 꾀하려는 후보들이 늘고 있지요. 이런 측면에서 안상수 전 인천 시장은 누구보다 개발 수요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8년 인천 시장을 경험하면서 바다를 메워 송도 국제도시를 직접 만들었고, 그 역시 1호 공약으로 전국 유휴 농지를 이용해 100만 호 주택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안 전 시장이 제시하는 부동산 해법은 유일합니다. 공급입니다.

그는 "내가 바다를 메워 송도신도시 1천만 평을 만들었듯이 대도시 주변 논(절대농지)을 이용해 송도 같은 도시 10개를 전국에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전국의 논 24억 평 중 4.5%인 1억 평을 개발하는 데 30%는 값싼 농지를 이용해 평당 600만 원짜리 주택 100만 호를 건설하고, 70%에는 산업·문화·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하더군요.

자신의 이런 공약은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토 대개조 사업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정치적 해석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는 4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 방문 일정이 잡혀 있다"며 "유휴농지를 도시로 만들자는 사업은 박 전 대통령의 국토 대개조 사업과 맥을 같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안 전 시장은 마침 이번 방문길에 '박정희재단' 이사장과 차담회도 가질 예정이라고 귀띔해주었습니다. 국토를 대개조해 일자리와 주택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를 '박정희 리더십'으로 승화시키겠다는 의지로 읽혔습니다.
경인·인천 지역 공약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정책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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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고속도로 인천 톨게이트. /경인일보DB

경인고속도로와 경인전철의 지하화는 물론, 김부선(GTX) 인천 경유와 무산된 151층 트윈타워 사업 복원을 얘기했습니다. 이런 사업은 시도지사가 할 사업이지만 대통령과 정부가 지원해야 할 사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서울 진입을 원활하게 할 쾌속도로 건설과 수원 안양 시흥 고양 등 수도권 대도시를 연결화는 호환도로 신설을 공약했습니다. 이를테면 베드타운화돼 있는 수도권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정주형 도시 건설을 통해 자립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입니다.
그는 당내 경선에서 치열해지고 있는 윤석열·홍준표 경쟁 구도에 대해 변수 가능성을 보이며 자신의 역할론을 부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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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경선후보 윤석열과 홍준표 /연합뉴스

 

그는 두 사람의 순위에 대해 "변수가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습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현상을 설명하면서 "내가 이번 경선에 참여한 것도 지난번 이준석 대표가 한 달 만에 한 자리(지지율)에서 50%로 올랐다"며 "우리나라 여론이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고, 이제는 한 방이면 훅 간다. 그런 면에서 나는 아주 프로 펄(Proper) 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에 대해선 "아직 불안하다"고 했고, 홍준표 후보에 대해선 "'상방 경직성'이 있다"고 평가하더군요. 마지막으로 그는 "4강 결정 후 1개월간 치러질 '열전'을 기대하라"며 "잘하면 (자신이) 될 것" 같다는 멋쩍은 웃음으로 인터뷰를 맺었습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