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이행에 있어 온실가스는 배출 저감의 목표물이자 흡수의 대상이다. 그중 이산화탄소는 대표적인 온실기체이다.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80%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도 상승을 유발한다. 이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기상이변으로 세계 곳곳이 홍역을 앓는 중이다.
원자력 발전은 화석연료 비해
100분의 1 정도 이산화탄소 배출
방사성폐기물 처리·안전문제 상존
이산화탄소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연소하는 과정에 주로 발생한다. 그리고 이러한 화석연료는 생각보다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합성섬유로 만든 옷, 플라스틱, 비닐, 인공감미료, 의약품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주원료인 석유는 채취하는 과정에서부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정유·가공·소비·폐기에 이르는 거의 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내연기관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화석연료를 주입해야 모터가 돌고 바퀴가 구른다. 그렇다면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바꾼다면 탄소를 배출하지 않을 수 있을까? 정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전기생산에도 화석연료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 발전량에 따른 전원(電源) 구성을 보면, 석탄(35.9%), 원자력(29%), LNG(26.5%), 신재생(6.3%), 석유(0.4%) 순으로 이루어져 있다. 화석연료에 해당하는 석탄 및 석유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다르게 보자면, 전력생산에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으려면 그만큼 다른 발전원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원자력 발전은 화석연료에 비해 100분의1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배출시키지만 방사성폐기물 처리와 안전문제가 늘 상존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선택지로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 바로 신재생에너지다.
그렇다면 다른 발전원 찾아야하는데
그게 바로 '신재생에너지'다
신재생에너지란 햇빛, 물, 지열, 강수 등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하여 이용하는 에너지로, 신에너지(수소에너지, 연료전지, 석탄가스화·액화 등)와 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 지열, 수력 등)로 나뉜다. 2019년 한국에너지공단 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생산은 태양광이 50.8%로 가장 많이 기여하며 그다음으로는 풍력이 5.2%를 차지하였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2019년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의 15%가 수도권에서 생산됐다는 점이다. 총생산량 약 1천625만TOE(석유환산톤, Ton of Oil Equivalent) 중 약 251만TOE가 수도권에서 생산됐다. 수도권에는 태양광에너지(서울시 차량기지, 인천시 옹진군 등)와 육상 풍력에너지(인천시 옹진군, 경기도 안산시 등) 발전단지가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가 건설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수도권기상청은 탄소중립을 위한 지자체 지원에 더욱 노력할 계획이다. 지자체 수요에 맞는 에너지 발전량 예측, 발전단지 구축에 필요한 기상자료를 적기에 제공하는 등 구체적 협력방안을 꾸준히 모색해나갈 것이다.
1989년 1월은 역사적인 날로 손꼽힌다. 오존층을 파괴하는 프레온 가스(CFC, 염화불화탄소)와 할론(Halon)의 생산과 사용을 금지하는 '몬트리올 의정서'가 전 세계적 합의를 얻어 발효됐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실제로 오존홀은 재작년 역대 최저크기로 줄며 전 세계인들에게 긍정적 시그널을 보냈다. 이는 많은 점을 시사한다. 마찬가지로 국제사회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의식 함양과 신재생에너지 비율 확대 등의 다각적 협력을 더해 간다면, 그 모든 노력 또한 언젠가 빛을 발할 수 있지 않을까.
/박광석 기상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