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수소차 보급률 증가 충전소 확보 필요1
7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의 수소충전소를 찾은 수소차들이 충전을 하고 있다. 8월 기준 인천에 보급된 수소차는 722대로 나타났지만 수소충전소 확충이 더뎌 시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충전소는 현실적으로 1곳뿐이다. 2021.10.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에 수소차 보급은 빠르게 늘고 있는 데 반해 수소충전소 확충은 상대적으로 더뎌 수소차 운전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수소차를 산 인천 서구 가좌동 주민인 심모(50)씨는 연료를 충전할 때마다 집에서 자가용으로 40분 거리에 있는 남동구 고잔동 충전소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심씨는 늦어도 올해 여름까지 거주지인 가좌동에 수소충전소가 설치된다는 소식에 큰마음을 먹고 차량을 샀지만 충전소 구축이 연기되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는 "주말에는 충전소에 차량이 몰려 오면 1시간 이상 대기하는 경우도 다반사"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인천 단 3곳뿐… 2곳은 공항 인근
가좌동 주민 "고잔동까지 40분 걸려"
주말엔 1시간 대기… 안산 원정도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사는 또 다른 수소차 운전자 한모(49)씨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는 주말을 피해 충전 대기 차량이 덜 몰리는 평일 낮 시간대 남동구 고잔동에 있는 충전소를 찾는다.

한씨는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동참하는 마음에 원래 타고 다니던 경유차를 수소차로 바꿨다"면서 "그러나 지자체의 수소충전소 확충 계획이 수소차 보급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실이 최근 내놓은 자료를 보면 올해 8월 기준 인천에 보급된 수소차는 722대다. 인천시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일환으로 친환경 차량인 수소차를 오는 2025년까지 1만56대 이상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수소차 보급에 필수인 수소충전소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인천에 있는 수소충전소는 남동구 고잔동 1곳,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과 2터미널에 각각 1곳씩 총 3곳뿐이다. 수소충전소 1곳당 약 240대의 차량이 이용하는 셈이다. 더군다나 공항 인근 충전소는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수소차 소유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충전소는 남동구 고잔동에 있는 1곳뿐이다.

남동구 고잔동 수소충전소 직원인 박모씨는 "최근 수소차가 많이 늘어 주말이면 충전 차량 행렬이 이어진다"면서 "기다리다 못해 안산까지 가서 충전하는 분들도 계신다"고 귀띔했다.

 

당초 6월 구축 가좌·신흥동 '아직'
위험 시설 인식 주민도 적지 않아


사정이 이렇자 인천시는 수소충전소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좀처럼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올해 6월까지 구축하기로 한 서구 가좌동, 중구 신흥동 수소충전소는 공사 지연 등의 문제로 아직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수소충전소 확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존 연료 충전소를 운영하는 민간 사업자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한다. 하지만 수소차 보급 초기에 운영 손실을 감수하고 투자에 뛰어들 민간 사업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여기에 더해 수소충전소를 위험 시설물로 인식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다.

인천시는 수소충전소 구축 시 보조금을 지급하고, 제도 정비를 통해 수소충전소를 쉽게 구축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유준호 인천시 에너지정책과장은 "내년부터 5개 충전소 신축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총 20개 이상의 충전소를 각 군·구에 구축할 계획"이라면서 "수소차 이용자분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