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신포국제시장 인근에는 '신포청년몰 눈꽃마을'(이하 신포청년몰)이란 곳이 있다. 신포청년몰은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중소벤처기업부의 '청년몰 사업'에 따라 2018년 6월 개장했다.
신포청년몰은 개장 초기 방송 프로그램인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 하루 평균 2천여명이 찾는 지역의 명소로 떠올랐다. 하지만 신포청년몰은 점점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꼭 성공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이곳에 입점했던 많은 청년 상인들도 침체기를 버티지 못하고 떠났다.
인천지역 청년몰의 휴·폐업률은 전국 중 가장 높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국회의원이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진흥공단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올해 5월 기준 인천지역의 청년몰 휴·폐업률은 73.2%에 달한다. 신포청년몰에서는 그동안 21개 점포 중 12개(57.1%)가 폐업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가 덮치면서 대부분 골목 상권이 큰 타격을 받았다. 어려운 고비를 넘기며 신포청년몰 개장 초기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청년 상인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지난 7일 신포청년몰에서 만난 향기 전문점 '프롬유' 박유진(33·여) 대표와 마카롱 전문점 '마카롱데이즈' 박소슬(28·여) 대표는 "방송에 나온 이후 유동인구가 줄고 공실이 많아지는 등 힘든 침체기를 겪었다"면서도 "남아있는 청년 상인들이 각자의 방식대로 위기를 극복해가며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지역 명소로 자리 잡았던 신포청년몰의 침체기는 왜 시작했을까.
방송 타고 유명 '공실' 침체기도
푸드트럭 특성상 재료 소진 빨라
"손님 보기엔 '빈 점포'처럼 보여"
다양한 활로 모색… 2명 곧 입점도
"자생력 갖출때까지 지원·관리를"
그 원인에 대해 박유진 대표는 "신포청년몰의 상징인 푸드트럭 특성상 재료 소진이 빠른데, 상인들이 재료를 충분히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청년몰 내에 별도로 없었다"며 "푸드트럭 상인들은 재고를 소진한 뒤에는 일찍 문을 닫거나 장시간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었다. 찾아온 손님이 보기엔 '빈 점포'처럼 보였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때부터 매출이 감소해 영업을 접는 청년 상인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공실이 채워지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가장 심한 때에는 21개 점포 중 공실이 18개에 달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기간에 청년 상인들의 매출은 신포청년몰 개장 초기 매출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신포청년몰을 떠난 다른 청년 상인처럼 사업을 접어야 할지 고민이 컸다는 박소슬 대표는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해 창업에 도전했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며 "정부 지원사업에 신청해 제품 개발, 포장, 홍보·마케팅 등의 도움을 받으면서 내실을 다졌다"고 했다.
신포청년몰은 현재 15개 점포에서 박유진 대표를 포함한 청년 상인들이 온라인 판매, 배달 등 다양한 활로를 모색해 매출을 조금씩 회복해 나가고 있다. 개장 초기보다 매출이 오른 점포도 있다고 한다. 빈 점포 중에는 청년 상인 2명이 곧 입점해 영업할 것이란 소식도 있다.
신포청년몰 시작부터 함께하며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는 박유진 대표는 "신포청년몰은 처음부터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후 많은 청년 상인이 위기에 대응하지 못해 사업을 포기했는데 이들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을 때까지 정부나 지자체가 꾸준히 지원·관리해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