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 여성 종군기자가 촬영한 죽산 조봉암(1899~1959) 선생의 1952년 대통령 선거 유세 현장 사진과 1958년 '진보당 사건' 당시 경찰 수사 과정에서 죽산이 직접 쓴 문서가 인천시청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인천시와 죽산조봉암선생기념사업회는 이달 16일까지 인천시청 본관 중앙홀에서 '그리움… 인천이 낳은 지도자 조봉암'을 주제로 조봉암 사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새로 발굴된 조봉암 사진 2점과 자필 문서를 처음으로 공개해 주목된다.
인천시청서 '그리움…' 전시회
'진보당사건' 자공서 사료 가치
조봉암이 제2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나선 1952년 8월 초 부산에서 가진 유세 현장의 모습을 담은 사진 2점은 미국 최초 여성 종군기자로 한국전쟁을 취재했던 마가렛 버크화이트(Margaret Bourke-White·1906~1971)가 촬영했다. 사진은 연단에 올라 관중을 앞에 두고 연설하는 조봉암의 모습이다.
전현수 경북대학교 아시아연구소 교수가 이번 전시를 위해 제공한 조봉암의 자필 자공서(自供書)는 진보당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는 사료로서 가치가 크다는 평가다.
이 문서는 조봉암이 1958년 1월 진보당 사건으로 서울특별시경찰국에 체포됐을 당시 썼다. 이 문서는 조봉암의 개인 약력·경력, 사회주의 운동에 관한 경험, 미국 등 민주진영 단결로써 우선 남한만이라도 민족의 독립정부를 세워야 한다는 이승만의 주장에 찬성하고 지지했다는 내용 등을 담았다.
특히 조봉암은 이 문서에서 '한국의 진보주의'는 인류의 새로운 이상인 독재 없는 사회, 수탈 없는 사회, 자유인 사회, 평등한 사회 건설이므로 공산주의의 비인간적인 비인도적인 독재정치를 지양하고 자본주의의 무자비한 수탈 행위를 부정함으로써 자유롭고 평화적이며 만인평등의 이상사회를 만들 수 있는 사상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전시회는 인천시청 전시를 마치고 이달 18일부터 25일까지 인천문화재단 '칠통마당'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인천을 대표하는 사상가이자 선구자인 조봉암 선생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선생의 참모습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