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9시께 찾은 인천 부평구 십정동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 전통의상을 갖춰 입은 공연단이 형형색색의 깃발을 들고 바쁘게 무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전날인 13일 사전행사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 제25회 '부평풍물대축제'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 행사로 진행되면서 이곳에 무대가 차려진 것이다.
부평역 인근 도로를 막고 다양한 거리 공연을 펼쳤던 부평풍물대축제는 2019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를 위해 취소됐고,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공연 규모를 축소해 비대면으로 열렸다.
이날 해누리극장 무대를 준비한 심해량 부평 동풍물연합회장은 부평풍물대축제가 처음 시작한 1997년부터 매년 공연에 참여해 왔다. 그렇기에 심씨는 최근 3년 동안 서지 못하고 있는 거리 무대가 더욱 그리울 수밖에 없다.
심씨는 "풍물은 마당을 밟으며 많은 사람과 함께 해야 더 흥이 나는데 최근 몇 년간 그러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일상회복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내년에는 꼭 거리에서 주민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평풍물대축제 기간에는 부평역부터 부평시장역 인근 도로를 통제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거리를 오가며 축제를 즐겼다. 부평 문화의 거리 인근 상인들에겐 축제가 대목이나 다름없었다. 문화의 거리에서 20년 넘게 분식 노점을 운영한 이모(69)씨는 "축제 때면 막걸리를 가져와 팔곤 했다"면서 "그렇게 먹고 마시며 축제를 즐기던 구민들 모습에 덩달아 즐거웠었다"고 예전 기억을 떠올렸다.
정부가 최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의지를 밝히면서 내년에는 부평풍물대축제도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지역사회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윤동진 부평 문화의 거리 상인회장은 "부평풍물대축제는 지역경제와 홍보에도 이바지하는 큰 행사인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아쉽다"면서도 "올해는 유튜브를 통해 많은 분이 축제를 즐기고 내년에는 꼭 부평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17일까지 진행되는 부평풍물대축제는 유튜브에서 모든 공연을 확인할 수 있다. 또 18일부터는 부평아트센터 꽃누리 갤러리에서 풍물 관련 전시도 계획돼 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