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으로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인천 지역 공공의료기관인 인천적십자병원이 내년 7월부터 응급실을 다시 운영하는 등 단계적 정상화 방안을 수립했다. 인천 연수구에 있는 인천적십자병원은 2018년 경영 악화로 응급실 문을 닫고 종합병원에서 일반병원급으로 전환했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받은 '인천적십자병원 공공의료 강화 방안'에 따르면 인천적십자병원은 응급실 운영을 위해 보건복지부에 30억원의 예산 배정을 요청했다.
인천적십자병원은 응급실을 다시 운영하는 것을 시작으로 ▲진료과 추가 개설·종합병원 재승격 ▲지역 책임의료기관 지정 ▲병상 증축(149병상→300병상 이상) 등을 단계적으로 실시해 공공병원으로서 기능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공공 의료 강화' 정부에 30억 요청
허종식, 적십자사 과감한 투자 필요
이들 계획을 실현하려면 대한적십자사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허종식 의원 주장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종합병원 승격을 위해 진료과를 확대할 경우 응급의학과 전문의·간호사 등을 신규 채용해야 하며 매년 35억원의 추가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허종식 의원은 "대한적십자사가 자체적으로 과감하게 투자해야 하지만 정부 예산 지원을 전제로 병원 기능을 확대하겠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인천적십자병원을 살리기 위한 대한적십자사의 자구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천 연수구 주민자치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40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연수구에 현재 응급실을 갖춘 병원은 단 1곳"이라며 "연수구는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의료취약지역"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천적십자병원이 경영난으로 3년 전부터 응급실을 폐쇄하고 일반병원으로 전환해 나사렛병원이 지역에서 응급실을 갖춘 유일한 병원이라고 강조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