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6월 경기도청에서는 행정부지사 주재로 시·군 부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말 산업 육성과 관련한 회의가 열렸다.

말 산업이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농산업으로서 농어촌의 경제 활성화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FTA·가축전염병 등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축산부문에 새로운 혁명이 될 것이어서 이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특히 당시에는 우리나라가 '20-50클럽'(1인당 소득 2만 달러·인구 5천만명)을 통해 선진국 대열에 합류함에 따라 고급 스포츠로 분류되는 승마에 대한 수요가 늘 것이란 기대감도 컸다. 이미 말 산업의 중요성이 10년 전부터 인지되고 준비된 셈이다.

이후 2015년 화성·용인·이천시 중심으로 경기도가 말 산업 특구로 지정됐다. 말 산업 허브벨트 구축이라는 청사진까지 나왔지만 민간 사업에 대한 보조 등을 제외하고는 아직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마에 대한 저변이 여전히 확대되고 있고 경기도는 수도권을 배후로 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산업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말 산업 특구란

= 말 산업은 말의 육성은 물론 관광·레저·재활이나 말고기·마유 생산 등 말과 관련된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것을 뜻한다. 말 산업 특구는 이러한 말 산업 육성을 위해 말의 생산·사육·조련·유통·이용 등에 필요한 인프라를 갖춘 지역 또는 권역을 육성·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정해 관련법에 따라 지원하는 것이다.

현재 말 산업 특구는 2014년 제1호 제주도 전역, 2015년 제2호 경북(구미·영천·상주·군위·의성) 및 제3호 경기도(화성·용인·이천)가 지정된데 이어 2018년 4호인 전북(익산·김제·완주·진안·장수)이 특구로 지정돼 있다.

경기도는 특구 지정을 위해 3개 시와 말 산업 특구 지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특구 지정을 이뤄냈다.

지정 당시 기준으로 경기도는 전국 승마장의 25%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시 승마 인구의 50%가 거주하고 있다. 말 사육두수 역시 4천300여 두로 전국대비 17%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승마 산업의 최적지로 평가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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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화성·용인·이천시를 중심으로 경기도가 전국 3호 말산업특구로 지정된 지 6년이 지났지만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2022년 상반기 화성시 화옹간척지 내 승용마 사육시설, 승용마 조련센터 등 승용마 단지를 포함해 농축산관광복합단지로 조성될 '에코팜랜드'예정지의 모습. 2021.10.17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경기도 말 산업 특구는 절반의 성공?
=경기도는 특구 지정 이후 수도권 내 자생적으로 형성된 용인·화성·이천 등 중부내륙 말 산업 인프라를 연계해 최적의 말 산업 허브벨트를 구축, 말 산업과 유관산업의 동반성장, 관광과 농업이 결합된 융·복합 6차 산업 활성화, 도농교류 촉진, 지역경제 소득원 창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생활승마 활성화, 지리적 특성을 활용한 해안 외승코스 개발, 경주마·승용마 전문 생산 인프라 구축을 통한 생산·유통기능 확충 등이 제시됐다.

현재 절반은 성공이고 절반은 실패다. 화성시의 경우 2015년 5개이던 승마장이 현재 13개로 늘었다. 수요 증대에 따라 저변 확대, 특히 유소년층의 승마 인구 확대는 이뤄졌지만 산업 활성화와 지역경제 활성화 연계 등은 아직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화성시, 승마장 6년새 5 → 13개로
유소년 승마 느는 등 저변확대 불구
경주·일반마 생산수 374 → 130마리
10년 전 계획된 말 산업 단지 에코팜랜드는 내년에나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재활에 활용하거나 말고기·마유 생산 등은 아직 생소하다.

숫자로도 이러한 상황을 분석해 볼 수 있다. 말 산업 통계인 호스피아에 따르면 경기도의 현재 말 사육 마릿수는 5천900여 마리로 4천300여 마리였던 10년 전보다 규모로는 성장했다.

하지만 산업적 측면의 생산 수는 오히려 감소세다. 지난해 경기도에서 생산된 말은 경주마와 일반마를 합쳐 모두 130마리다. 2019년 202마리, 2018년 231마리, 2017년 374마리에 비해 급격한 감소세다. 올해도 10월 현재 새로 생산된 말이 69마리에 불과하다.

말 산업, 그래도 미래다
= "승마 대중화로 저변 인구는 드라마틱하게 늘었다." 강택 경기도승마협회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그는 "예전에 승마는 굳이 말하자면 돈 많이 드는 스포츠로 부자만 즐긴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가족들끼리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레저 활동으로 보다 가벼워졌다"며 "승마는 개인 운동이어서, 코로나 상황에서도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선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년체전 종목 채택은 물론 팀이 늘어나면서 유소년 승마가 활발해졌다는 게 강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연령층이 어려졌다는 건, 미래가 밝다는 청신호이기도 하다. 
산업적 측면 되레 감소세 '역부족'
"장기적 발전방안 민관 점검해야"
화성시의 경우 발안바이오고에서 전문인력이 육성되고 있고 미래를 보고 지원하는 인재들도 늘고 있다. 저변확대 타깃 역시 유소년에 맞춰 매년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5천여 명이 화성에서 승마체험을 하고 있다. 또 송산면 지화리에 추가로 외승전용 승마시설을 신축 중이다.

용인시의 경우 말문화 홍보관·말체험학습장을 조성함은 물론 학교 체육에 승마를 도입해 호응을 얻고 있다. 말 전문병원을 갖춘 이천시도 승용마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성공의 관건은 당초 목표한대로 이를 6차 산업화시킬 수 있느냐에 있다. 말 산업의 산업적 측면을 강화해 실제 소득을 높이고, 관광 및 생활스포츠와 연계해 저변을 확대, 농촌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음을 입증해 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말 산업이 특구로 한때만 반짝해서는 안 된다. 미래 축산의 중심임을 깨닫고 장기적인 발전방안이 제시되고 제대로 이행되는지 민관이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김태성·황성규·손성배기자 mr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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