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내항 1·8부두 재개발 사업 부지를 착공에 앞서 개방하는 방안(10월17일 인터넷 보도=인천시 요구에 '내항 1·8부두 전면 개방' 논의 착수)을 두고 기관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부분개방을 논의했던 각 기관 등은 인천시가 갑작스럽게 전면 개방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인천시, 인천내항부두운영(이하 IPOC), 인천항운노동조합, 인천항만공사,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최근 내항 1·8부두 재개발 사업 부지 개방 방안에 대한 입장을 공유했다.
인천 항운노조·항만公·해수청 "작년부터 부분 개방 논의 중이었는데"
인천시 "펜스·게이트 1년후 철거는 비효율" 돌연 전면적인 개방 주장
인천시는 이 자리에서 사업 부지 전면 개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부분 개방하게 되면 펜스와 게이트 등을 새로 설치해야 하는데, 1년 남짓 사용한 뒤 착공과 함께 철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비효율적이라는 것이 인천시 입장이다.
IPOC와 인천항운노조는 인천시의 입장에 대해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내항 1·8부두는 철재, 잡화, 중고자동차 등의 야적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부두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면 개방이 이뤄지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시설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피해가 불가피하다.
인천항운노조도 부두가 줄어들면서 유휴인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조합원 입장에서는 생계와 연결돼 있다. 이 때문에 IPOC 등은 적절한 대체부지 마련, 보상 등의 대책이 마련돼야 개방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1·8부두는 IPOC가 인천항만공사와 계약을 맺고 사용하고 있다. 사전 개방을 위해서는 계약을 파기해야 하기 때문에 '합의'가 필수적이다. 합의를 위해 IPOC와 인천항운노조, 인천시 등은 지난해부터 전면 개방보다는 부분 개방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인천시가 '전면 개방'으로 주장을 선회한 것을 두고 다른 기관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인천시가 전면 개방을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에서는 빠진다는 입장이다. 논의가 진전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 항만업계의 이야기다.
관련 기관·단체 "임대료 수익 줄어" 당혹 vs 市 "매몰비용 더 줄일 것"
1·8부두 전면 개방을 하게 되면 IPOC와 인천항운노조뿐 아니라 인천항만공사도 임대료 수익이 줄어든다. 전면 개방을 원하지 않는 기관·단체 간 협의가 적극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이유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전면 개방을 주장하는 인천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논의가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천항만공사나 IPOC, 인천항운노조 모두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전면 개방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합의에 이르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인천시가 갑작스럽게 입장을 바꾼 것을 두고 내년 지방선거 등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인천시 관계자는 "부분 개방보다는 전면 개방이 매몰 비용을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보상과 대책 등의 문제는 계약 주체인 인천항만공사와 IPOC 등의 관계에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며 인천시는 관여할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