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지역 하수처리시설은 부천 대장동(북부수자원생태공원)과 옥길동(남부수자원생태공원)에 있다. 이들 시설을 통해 부천과 서울, 인천 일부 지역에서 하루에 발생하는 하수 96.5만t을 처리한다. 도대체 어떻게 운영·관리하길래 해마다 하수처리 부문의 상을 휩쓸고 있는 것인가. 기자가 확인한 하수처리시설은 예상보다 훨씬 더 깨끗하고 잘 정돈된 모습이었다. 시민의강과 심곡천 등 관내 하천으로 공급되기 전 단계선 팔뚝만한 잉어떼도 보였다. 다만 오래전 사회부 기자 시절 닭 농장에서 맡았던 냄새와 비슷한 악취는 코를 찔렀다. 수년째 이곳에서 일한 직원들도 이 냄새는 적응이 안 된다고 했다. 그나마 주변에 거주하는 이들이 없다는 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곳에 문제가 생겼다. 주변에 2만가구 규모의 대장지구가 조성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악취로 인한 민원 폭탄이 불 보듯 뻔한데도 LH가 재정부담 등을 이유로 현대화(완전 지하화)가 아닌 '복개 후 공원조성'으로 사업계획을 추진 중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하수처리장을 복개 후 상부에 공원으로 조성한다고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LH는 올해 4월 사업비 4억3천만원을 투입해 '부천시 굴포하수처리장 복개 및 공원조성계획 수립용역'에 착수했다. 그 결과는 내년 6월께 나온다. 완전 지하화할 경우 사업비가 늘어난다면 부담도 될 것이다. 하지만 공기업 LH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걸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 악취에 고통을 겪을 지역 주민들을 생각한다면 다시 한 번 완전 지하화를 고민할 때다. 현명한 선택을 바란다.
/이상훈 지역사회부(부천)차장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