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어린이집 '방관 행정'에 답답한 2천가구 주상복합

1천900여 가구가 사는 단지 내 어린이집이 한곳도 없어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은 부천 중동에 있는 위브더스테이트 아파트 전경. 부천/이상훈기자 [e-mail]

 

부천지역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입주민들이 단지 내 국공립어린이집 신설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부천시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해결은커녕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0일 부천시와 위브더스테이트 입주민 등에 따르면 부천 중동에 있는 주상복합아파트 위브더스테이트는 지상 최고 35층, 아파트 225가구, 오피스텔 1천740실 등 총 1천965가구로 2007년 8월 입주했다. 지상 1층과 2층은 상가로 구성됐으며 도보권에 초등학교 2곳이 있어 교육환경도 잘 갖췄다는 평가다.

부천 '위브더스테이트' 입주민들
"인근 단지 어린이집 이용 불편"

하지만 2천가구에 가까운 대단지임에도 정작 주거용지에 꼭 있어야 할 어린이집은 단 한 곳도 설치돼 있지 않아 입주민들은 인근 아파트 단지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입주민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단지 내 어린이집 설치를 요구하는 민원을 수십 차례 제기하는 등 부천시의 문을 두드렸다. 해당 단지 관리단과 생활문화지원센터 역시 입주민들의 이런 상황에 힘을 보태고자 지난 7월 시에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시는 관련법상 어린이집 설치기준에 맞지 않아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내놓을 뿐 현장 확인이나 대안을 제시하는 등의 적극적인 행정은 하지 않고 있어 입주민들의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市에 끊임없이 신설 요구 했지만
"설치기준 안맞아 불가능" 답변만
대안 제시도 없이 사실상 손 놓아

입주민 A씨는 "2천가구가 사는 단지 내에 어린이집 하나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시에선 관련법을 들어 어린이집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는데 상가 공실도 많다. 시민들이 수년째 불편을 겪는데 해결책을 찾아주지는 못할망정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하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시의 이런 행정처리와 달리 인천 연수구는 지난 5월 송도6·8공구 내 어린이집 부족 문제로 학부모들이 어려움을 겪자 힐스테이트송도더테라스 오피스텔 측과 무상임대차 협약 체결 후 국공립어린이집을 개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어린이집은 지상 1층에 설치해야 한다"며 "예외 규정으로 필로티 2층도 가능하지만 위브더스테이트 입주민들의 민원을 검토한 결과, 설치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2019년 6월 영유아보육법 개정으로 500가구 이상 신규 공동주택에는 국공립어린이집 설치가 의무화됐다.

부천/이상훈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