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가구 특별동거법┃이재은 지음. 걷는사람 펴냄. 253쪽. 1만2천원

이재은_소설집 입체파일
'1인가구 특별동거법'은 2015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 2019년 심훈문학상을 받은 이재은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작가는 생계, 결핍, 고독 등 현대 사회를 사는 인간 보편의 문제를 다룬다. 보편적인 문제를 심도 있게 접근하면서도 짧은 소설이 가진 특유의 속도감, 실험성, 자유로움을 십분 발휘한다.

'1인가구 특별동거법'에는 '여행자-구도에게', '뷔우', '무명의 일', '서울은 처음이지?', '코로나, 봄, 일시정지', '1인가구 특별동거법', '나무들', '설탕밭', '세상의 끝에서 온 노래', '어젯밤에', '공기받기', '나비 날다', '온라인 수업',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두 남자를 만나야 한다' 등 14편의 소설이 실렸다.


이재은 2번째 소설집 "무명의 존재 호명"
속도감·실험성·자유로움 십분 발휘 14편
 


소설집의 제목이기도 한 '1인가구 특별동거법'에서 작가는 주택 대란을 잠재우겠다는 목적으로 1인가구에 강제로 동거인을 들이게 하는 '1인가구 특별동거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다른 선택지가 없어진 작중 화자인 '여자'가 동거인을 맞기 위해 면접을 하는 상황을 그렸다.

'여자'와 동거인으로 들어가기 원하는 '이다'씨 두 사람 모두 지속된 실패로 삶을 저당 잡힌 존재들이지만 둘은 서서히 공감대를 이룬다.

'나비 날다'는 인천 동구 배다리의 동네 책방에서 일한 작가의 실제 경험담을 살려서 쓴 작품이다. 죽은 고양이가 책을 읽어 주는 로봇 고양이로 환생한다는 작가만의 독특한 SF적 상상력을 발휘한 작품이다.

작은 서점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의 화자는 고양이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작은 서점의 미래 풍경들은 흥미로우면서 생동감 있게 전개된다.

이재은 작가는 "언제나 '무명(無名)'의 존재를 호명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들어 주는 마음을 지닌 이야기 수집자로서 살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