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 9월 온·오프라인 보도를 평가하는 독자위원회는 코로나19 감염병을 고려해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김준혁(한신대학교 교수) 위원, 안은정(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위원, 유혜련(법무법인 정직 변호사) 위원, 정기열(전 경기도의회 의장) 위원, 황의갑(경기대학교 교수) 위원(가나다순)이 의견을 냈다. 정 위원과 황 위원은 이달부터 독자위원 활동을 시작했다.
위원들은 경기도 정책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과 감시를 주문하며 다양한 관점으로 취재하고 보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기열 위원은 <서울 지하철 파업땐 '손 못 쓰고 발 묶이는' 경기도>(6일자 1면)를 좋은 기사로 꼽았다.
정 위원은 "서울 출퇴근을 하다 보니 버스와 전철 환승을 수도 없이 한다. 갑자기 서울 지하철이 파업할 때는 속수무책으로 난감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는 경험을 소개하며 "달리 방법이 없어 현실에 적응하고 있었지만 경기도가 나름 교통대책을 세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도가 역할을 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후속 기획 기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지방·중앙정부 정책에 대한 합리적 비판을 주문했다.
정 위원은 <일산대교 '공짜' 따져보니>(15일자 19면)를 "선출직은 선거가 얼마 남지 않으면 실적을 쌓으려고 쓰지 않아도 될 곳에 세금을 사용한다"며 "국민연금을 악덕 고리대금 업자로 모는 분위기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정책 결정 이면을 알 수 있는 좋은 기사였다"고 했다.
허점많은 공직자 재산공개 기자노력 평가
경찰 출신인 황의갑 위원은 부동산 관련 기사에서 기자들의 노력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경인 WIDE] 허점 많은 공직자 재산공개>(16·23일자 1·3면)가 경기·인천 지역 국회의원들이 지역구와 관계 없는 서울지역에 막대한 부동산을 소유해 서민에게 주거 박탈감을 주는 실상을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며 적나라하게 파헤쳤다는 해설이다.
황 위원은 "국민 주거 걱정을 해소해야 하는 고위공직자들이 부동산 폭등의 최대 수혜자로 밝혀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부동산 불평등의 현주소와 투기를 막는 제도적 방안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뤘다"며 "공직자 재산공개 규칙의 생성 배경과 장·단점을 적절히 설명하고 독자들의 의견을 묻는 의제 제시도 좋았다"고 했다.
사회부 막내 이자현 기자가 취재·보도한 <경기도 '중장기 쉼터' 7곳 뿐…가정 밖 청소년 '메뚜기 신세'>(7일자 1면)는 청소년 문제를 어른들이 손 놓고 있는 실상을 드러낸 기사로 꼽혔다.
김준혁 위원은 "가출 청소년에게 쉼터가 '유일한 집'이라는 표현이 정책 입안자들을 각성하게 할 것"이라며 "가정 밖 청소년들이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지방정부가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황 위원은 "청소년 안전 문제와 비행 취약성을 부각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후속 기사까지 이어진다면 가정 밖 청소년들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 연속 기사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출 청소년들에게 '쉼터'는 유일한 집 표현
정책입안자 각성을… 지방정부 대책 나설때
위원들은 다양한 관점의 이슈 분석이 부족했다는 지적과 함께 불안을 조장하는 보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법조인 대표 독자 유혜련 위원은 <[경인 WIDE] 지방자치법 지방의원 징계규정 '무용론'>(15일자 1·3면)을 감명 깊게 읽었다면서도 "징계 규정이 무용한 이유에 대해 보수적인 법원의 문제를 지적했는데,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판결의 이유와 관계없이 법원 판결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아쉬웠다"고 했다.
정 위원은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관련 기사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며 "전 국민이 함께 코로나19 극복을 염원하는 상황에서 과도하게 백신에 대한 불신을 일으키는 기사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 큰 기사] 'Bad Town 경기도 우리가 사는 집이란'>(27·28일자 1~3면)은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 중의 하나인 주거 문제가 사람들의 생존과 안전, 삶을 위한 곳이 아니라 욕망을 통해 변화해간 현실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는 호평이 나왔다.
김 위원은 "볕이 잘 들지 않는 좁은 집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공간은 서울역 근처 '쪽방촌'뿐이었다"며 "기획콘텐츠팀의 이번 통 큰 기사는 경기도민의 삶과 가장 밀접한 주거 문제의 민낯을 드러내고 경기도와 중앙정부에 대책을 촉구하는 엄청난 한 걸음"이었다고 호평했다.
안 위원은 "집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만드는 기사였다"며 "노후 아파트, 반지하 주택, 원룸, 고시원, 비닐하우스 등 다양한 집을 통해 경기도민의 거주 현실과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고, 경기도 주거정책에 대해 상세히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설 명절에 이어 추석 명절 직후 지면에 실린 수원시 자원순환센터의 산더미 스티로폼 사진 기사는 '펜 기자들'의 취재 기사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문을 불러왔다.
안 위원은 "사진이 주는 경각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발 더 나아가는 기사로 이어지기 바란다. 이 스티로폼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 등 후속 기사를 더 보고 싶다"고 했다.
/정리=손성배·이시은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