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림극장
미림극장.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제공

국제적 네트워크를 갖춘 자연·문화유산 보전단체인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인천도시산업선교회(현 미문의일꾼교회)와 부평 미군기지 캠프 마켓 조병창 병원 건물, 미림극장 등을 올해의 지켜야 할 유산으로 선정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올해 시민 공모전인 '제19회 이곳만은 꼭 지키자!'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공모전에선 인천의 3곳을 포함해 ▲부천 역곡동 고택 ▲수원 영신연와 ▲연천 고능리 사업장 폐기물 매립 예정지 ▲당진 소들섬 ▲대구 비슬산 ▲원주 아카데미 극장 ▲청계천-을지로 일대 등 10곳이 선정됐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는 미국의 선교사 조지 오글(Geoge E. Ogle)이 인천에 정착한 1960년대부터 40년 동안 지역 주민·노동자들과 함께 한 곳이다.

동일방직, 인천중공업 등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에 맞서며 이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인천도시산업선교회가 민주화 운동과 노동 운동의 현장으로 중요한 역사·문화적 가치를 지닌 유산이라고 설명했다.

도시산업선교회
인천도시산업선교회.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제공

캠프 마켓 내에 있는 조병창 병원 건물은 일제강점기 일본 육군의 무기 제조소인 조병창에 강제 동원돼 노역한 노동자들의 피해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장소로 평가됐다.

1957년 천막극장으로 시작한 미림극장은 경영난으로 2004년 문을 닫았다가 2013년 10월 실버극장 '추억극장 미림'으로 재개관했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와 캠프 마켓 조병창 병원 건물, 미림극장은 모두 철거될 수 있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는 화수·화평 재개발사업 지구에 포함되면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고, 캠프 마켓 조병창 병원 건물은 토양오염 정화를 위해 철거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미림극장은 민간 사업자에게 매각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부평미군기지 조병창 병원 건물 존치 관련
부평 미군기지 캠프 마켓 조병창 병원 건물. /경인일보DB

한국내셔널트러스트 관계자는 "인천도시산업선교회와 캠프 마켓 조병창 병원 건물, 미림극장의 보전 시급성을 고려해 올해의 지켜야 할 유산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내셔널트러스트는 1895년 영국에서 시작한 국제적인 자연·문화유산 보존운동 조직이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30여 국가에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