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한파에 노숙인들이 추위를 피하려고 부평역이나 동인천역 지하상가 등으로 몰리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이 70%를 넘어선 가운데 인천지역 노숙인들의 예방 접종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24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시가 추산하는 지역 노숙인은 7월 말 기준 총 118명이다. 이 중 100명이 1차 접종을 완료했고, 2차 접종까지 마친 이들도 50명 이상으로 파악된다.
인천 노숙인 지원 사업을 하는 단체인 '내일을 여는 집'에서 상담 활동을 하는 정민재(28)씨는 "7월 말부터 백신 접종 안내를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백신을 맞겠다고 한 노숙인은 10명 중 2명 정도였다"며 "접종을 거부하는 노숙인들이 대다수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노숙인들은 정씨가 매일같이 만나 도시락을 건네며 백신 접종을 꾸준히 권유하자 서서히 마음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초반엔 80% 거부… 얀센 확보 도움
지원단체, 꾸준한 권유에 인솔까지
그래도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노숙인들에게 정씨는 "백신을 맞으셔야 제 실적도 쌓이니 도와주시라"고 농담 섞어가며 사정을 하거나 "백신을 맞으면 더 맛있는 음식을 챙겨드리겠다"고 나름의 '인센티브' 전략을 쓰며 설득해 나갔다.
주민등록이 말소된 노숙인들은 그동안 각 군·구 보건소에서 임시번호를 발급받고 현장등록을 한 뒤 접종할 수 있었다. 노숙인 지원 단체 등이 이들을 인솔하기도 했다. 8월 말 들어 얀센 백신 여유분이 확보된 점도 노숙인들이 사전 예약 없이 현장에서 바로 접종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인천시는 최근까지 백신 접종을 한 노숙인 중 이상 증세를 보인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인천시 생활보장과 관계자는 "백신 접종 후 건강이 악화하거나 부작용을 호소하는 노숙인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치료가 끝난 뒤에도 건강 상태를 살필 수 있게 노숙인 임시보호시설에서 머물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