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전격 회동하고 내년 대선에서의 '정권 재창출'에 뜻을 모았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찻집에서 만나 정권 재창출을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회동에서 이 지사는 이 전 대표에게 '선거대책위원회 참여'를 요청했고, 이 전 대표는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기로 했다. 이 전 대표 캠프에 참여했던 의원들의 선대위 참여 방안도 참모 간 논의를 통해 모색키로 했다.
이낙연 "민주당 가치 이어가야… 정권재창출 작은 힘이나마 협력"
이재명 "우린 김대중·노무현 DNA 팀원… 이 前대표와 함께갈 것"
앞서 이 전 대표는 이날 회동 인사말에서 "저는 문재인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면서 "당원과 지지자께서는 여러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이어가야 한다는 대의를 버리지 말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우리는 민주당이라고 하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같은 DNA를 가진 팀원"이라면서 "제가 부족한 부분을 대표로부터 채우고 수시로 조언을 얻고 함께 정권을 재창출해서 국가와 미래를 지금보다 훨씬 더 밝게 여는 길을 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특히 "대표가 품이 넓게 모든 길을 수용해 주시고 정권 재창출에 모든 일을 함께해주겠다는 말씀을, 제가 현장에서 실천으로 반드시 보답해 드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회동으로 이 전 대표와의 앙금을 어느 정도 털어낸 이 지사는 대권 행보에 더욱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25일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도지사직을 내려놓는 데 이어 26일에는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본격적인 '원팀 선대위' 구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아직 일정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은 오는 27일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8일 출국할 예정인 만큼 이 지사와의 면담 일정이 그 전에 성사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문 대통령과 이 지사의 회동은 '원팀' 구성의 최종 관문으로 인식돼왔다. 당심의 핵심인 '문심(친문)'을 끌어안아야 온전한 '원팀'을 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 지사가 연일 SNS를 통해 문 대통령과 '안테나'를 맞추는 것도 이 같은 과정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지난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본궤도 안착 실패에 대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우주시대를 향한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고 했고, 이날 역시 "코로나19 백신접종 완료율이 70%를 넘었다. 정부가 제시한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기준선을 달성했고 '위드 코로나'로 가는 큰 전기가 마련됐다"며 문 정부와 주파수를 맞췄다.
/김연태·권순정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