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10월8일 화이자 2차 접종 뒤 의식이 없는 상태로 산소 호흡기에 의지한 채 중환자실에 누워계신다'. 지난주 55세 어머니를 둔 아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사연이다. 접종 3일 만에 열이 오르고 며칠 뒤 의식을 잃어 중환자실에 누웠는데,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백신과 인과 관계는 없다는 게 의사 소견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아버지는 지난 9월17일 창원 모 병원에서 얀센 백신을 맞은 뒤 24일 만에 돌아가셨다'. 국민청원에 소개된 또 다른 사연이다. 청원인은 57세인 아버지가 33년 전 심장판막 수술을 했지만 건강하게 잘 지냈는데 접종 뒤 혈전으로 인한 뇌경색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24일 0시 기준 70%를 넘어섰다. 전체 인구 5천134만9천116명 중 3천597만5천412명이 2차 접종을 마쳤다. 화이자 1천948만9천641명, AZ 1천92만9천919명(교차 접종 173만7천9명 포함), 모더나 407만9천명, 얀센 147만6천852명이다. 성별로는 여성이 71.4%, 남성 68.8%다. 60대가 93.0%로 가장 높았고, 50대 92.1%, 70대 92.0%, 80세 이상이 81.4% 순이다.
정부가 내달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시행한다. 6주 간격으로 단계를 밟아 마지막 3단계에선 시설운영과 행사, 사적 모임 관련 제한을 모두 없앤다. 확진자가 급증하거나 돌발변수가 없다면 내년 1월24일부터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되찾는 것이다.
정부는 2단계가 시작될 12월 중순에는 국민 80%가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전망했다. 위드 코로나를 위해선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치다. 하지만 백신 안전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불식하지 못하면 차질을 빚을지 모른다는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했거나 중증환자가 됐다는 사연이 지난주에만 15건이다. 접종 뒤 사망했다는 누적 신고는 700명이 넘는데, 인과관계가 인정된 사례는 2건에 불과하다. 백신 관련 괴담은 코로나보다 더한 전파력으로 불신·불안 심리를 부추긴다. 젊은 세대는 '백신 맞고 죽기보다 코로나 걸려 죽기가 더 힘들다'며 접종을 꺼린다. 완전한 일상 회복을 위해선 '백신 불신'을 걷어내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
/홍정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