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자원회수시설(영통소각장) 대보수를 앞두고 민·관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주민편익시설이 현행법 위반이 아니라는 해석(4월9일자 5면 보도=교육부, 수원시 영덕중 인근 소각장 "교육환경법 위반 아니다")이 나온 가운데, 민·관 갈등 봉합을 위한 첫 단추가 꿰매졌다.
25일 수원시와 주민대책위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염태영 시장과 영통소각장 주민모임들 간 면담이 진행됐다. 이는 주민협의체가 아닌 다른 영통 주민대표와 수원시가 만난 자리라는 데서 의의를 가진다.
그간 영통소각장 관련 현안은 현행법에 따라 소각장 주변 300m 내에 거주하는 주민들로 이뤄진 주민협의체와 협의해왔다. 대책위는 대보수가 예정된 영통소각장을 즉각 폐쇄하고 이전하라고 주장하며 1인 시위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염 시장을 만나 직접 대화하고 싶다고 줄곧 요구했다.
300m내 거주민 '주민협의체' 아닌
다른 주민대표, 염태영 시장과 면담
"질병증가 의심… 범위 넓혀달라"
이날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면담에는 염 시장 등 수원시 관계자 5명과 주민 대책위 3명, 소각장 비상행동위원회 2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대책위는 "소각장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질병이 증가했다는 의심이 있다"며 "현재 300m인 주민협의체 구성 지역을 넓혀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시는 "더 넓은 지역이 소각장 피해를 받는다는 근거나 자료가 있어야 영향권을 넓힐 수 있다"며 "주민건강이 소각장 영향으로 나빠졌다는 증거가 없는데, 조사를 통해 나오면 그때 협의할 일"이라고 답했다.
市 "피해 증거 나오면 협의할 것"
양측 "소통 필요"… TF구성도 합의
"꼭 폐쇄·이전 전제 논의" 주장도
다만 양측은 '소통의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300m 밖 영통 주민 의견 수렴도 더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 것이다. 아울러 대책위가 제안한 민관 합동 TF팀 구성도 합의했다. 대책위에서 관련 인원 등을 꾸려 제안하면, 시에서도 적극 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이견도 여전했다.
대책위에선 소각장은 반드시 폐쇄·이전한다는 걸 전제로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시는 대보수를 원칙으로 보완점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시 관계자는 "주민 의견을 듣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달라는 대책위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며 "다만 대책위에서 얘기한 TF 구성은 그 자리에서 처음 들었던 얘기라 정식 공문을 요청해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명칭 부분에서 이견이 있었지만 정식 제안을 하면 협조해 TF를 구성할 예정"이라며 "주민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힘쓰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대책위를 포함한 영통 일부 주민이 꾸린 '영통소각장 주민소송 모임'은 26일 '영통소각장 사용기한 연장 및 대보수 승인 처분 무효' 관련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