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사학비리 이후에도 관련 논란 중심에 선 손종국 전 경기대학교 총장이 지난 6월 "모두 손 떼고 물러나겠다"고 공언(6월30일 인터넷 보도=인사 파행 끝날까… 손정국 경기대 전총장 "권한 내려놓고 학교 떠나겠다")했지만 지금까지 이사회 파행이 잇따르는 등 경기대학교 내홍은 여전하다.
손 전 총장 측 인사가 학교 내부 결정에 아직 개입한다는 일부 교수들의 주장과 이 영향으로 일부 이사들이 계속 이사회 안건을 부결시킨다는 의견 등이 맞서 내부 갈등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경기대의 학교법인인 경기학원은 25일 이사회를 열어 현재 민간 위탁 운영 중인 기숙사를 인수해 직영 운영하는 안건을 상정했으나 부결(5명 이사 중 2명 반대)됐다. 학교가 올해만 50억여원 지출한 민자운영 손실 보전비를 줄이려는 안건이기도 한데 일부 이사의 반대로 통과되지 않은 것이다.
앞서 직원 승진이나 주요 보직교수 임용 안건도 부결되는 등 이사회 파행이 올 들어 계속되고 있다.
승진·교수임용·기숙사직영안 부결
"새 파벌 싸움" "손, 내부개입" 분분
"교육부가 정상화 나서달라" 요청
집안싸움 계속 학생들 피해 우려도
이를 두고 일각에선 손 전 총장의 과거 사학비리 등을 명분으로 학교 내 입지를 세우려는 새 파벌 싸움이 형성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손 전 총장은 지난 6월 이후로 사실상 학교 문제에서 손을 뗐는데 아직 이를 이유로 일부 이사들이 안건 의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반면 일부 교수들은 여전히 손 전 총장이 이사회 일부 인사와 내부 세력 등을 통해 학교 내부 결정에 개입할 뿐 아니라 이에 반발하는 노조 등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날 경기대 진리관 앞에 모인 민주노총 소속 전국교수노동조합 경기대지회, 일부 경기대 직원, 시민단체 관계자 등은 보도자료를 내고 "(손 전 총장이 다시)경기대를 장악하려 후임이사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뿐 아니라 보직인사, 학교사업에 개입하는 걸로 파악된다"며 "비리 문제 명분으로 내부 조직을 결성해 자신에 반발하는 교수의 사찰까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임시이사 파견 등으로 이사회 정상화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내년도 입시와 대학혁신 등을 앞둔 중요시기에 집안싸움이 계속돼 고스란히 학생들만 피해를 떠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경기대 관계자는 "학교 내부 문제로 이사회가 1년 넘게 제 역할을 못하고 있지만 손 전 총장과 직접적 관계는 없는 걸로 안다"며 "학사일정과 관련 사업 추진 등엔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