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周易)'은 말 그대로 주나라의 역(易)으로 음양의 원리를 기본으로 천문·지리·인사 등을 다룬 유교경전이다. 공자가 가죽끈을 세 번 갈 정도로 열심히 읽었다는 경전, 이른바 위편삼절(韋編三絶)의 고사가 전해져 오는 책이다. '주역'은 8괘를 기본으로 중건천으로 시작하여 화수미제까지 모두 64괘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서 화천대유(火天大有)는 14번째, 천화동인(天火同人)은 13번째 괘이다.
천화동인은 "들에서 사람들과 함께함이니 형통하여 큰 내를 건너기 이롭고 군자의 정고한 마침이 이롭다"는 괘사로, 화천대유는 "대유는 크게 형통하다" 등의 괘사로 시작된다. 다양한 해석들이 있지만 천화동인은 사람들을 모으고 함께하자는 정치적인 의미로, 화천대유는 큰 부자와 재물 등을 의미하는 괘로 풀이한다. 그러니까 천화동인은 정치를, 화천대유는 재물에 뜻을 둔 이들이 선호하는 괘로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그런 '주역'의 괘사를 사명(社名)으로 삼았다는 것이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이런 괘사에 의존하는 것도 이유가 있겠지만, 그 무엇이든 도덕성과 올바른 마음가짐이 전제가 되지 않으면 다 공염불이다.
그러고 보니 '주역'에서 나온 명언들이나 여기에 기원을 둔 용어들이 생각보다 많다. 우선 '적선지가 필유여경'이라고 "선행을 많이 쌓은 집안에는 경사가 넘친다"는 말도 그러하고, 율곡 이이의 명저 '격몽요결'의 '격몽'이라든지 '양정고등학교'의 '양정'은 산수몽 괘에서 나온 말이다. 또 학자들과 수행자들이 좌우명으로 선호하는 '자강불식(自强不息)' 즉 "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는다"는 명언도 '주역'에서 나온 구절이다. 이처럼 '주역'은 생각보다 우리 일상생활 속에 매우 가까이 있다.
대장동 이슈가 여전히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여야의 공방도 치열하고, 관련자들의 구속 수사와 기소 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하루빨리 시시비비가 분명하게 밝혀져 대장동 논란에서 벗어났으면 싶다. 대장동 이슈는 검경의 수사에 맡겨두고, 만일 문제가 있다면 그때 가서 특검으로 가면 될 일이다. 비록 이것이 국민적 관심사라 하더라도 대장동 이슈에 매몰돼 향후 대한민국의 5년을 책임질 후보들의 자질과 정책 검증 같은 중요한 사안들을 놓치고 있지 않은지 냉철하게 살펴볼 일이다.
/조성면 객원논설위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