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TE 김배균 대표
HSS(high speed steel·고속도강) 폐기물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한 김배균 (주)TE 대표. 2021.10.31 /(주)TE 제공

"철 가루도 모으면 환경에 도움이 됩니다."

탄소중립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전 세계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HSS(high speed steel·고속도강)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인천 스타트업이 있어 관심을 끈다.

HSS는 텅스텐·코발트 등 희소금속과 쇠가 섞인 특수강이다. HSS는 공구, 기계·자동차·선박 부품, 금형 몰드 등에 쓰이기 위해 연마석으로 갈아내는 가공 작업을 거친다. 이때 갈려 나온 가루 폐기물(HSS 폐기물)은 불연성(불에 타지 않는 성질)이라 매립장에 묻어야 한다.

철강업계는 국내 공구 제조사에서만 연간 1천500t을 매립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속도강 폐기물 재활용기술 개발
10억원 매출… 탄소배출 저감 기여


(주)TE는 HSS 폐기물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HSS 폐기물에 1천500℃의 열을 가해 불순물과 금속을 분리하고, 가라앉은 금속만 추출해 HSS로 재탄생시킨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HSS 배출계수로 계산했을 때, HSS 폐기물로 HSS 소재(환봉·판재·슬라브) 1천200t을 생산하면, 시중에 나오는 HSS로 소재를 생산할 때보다 탄소배출을 2천240t가량 줄일 수 있다.

탄소배출량에는 희소금속과 쇠 등의 유통과 물류 이동 거리가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HSS 폐기물은 유통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이다. 폐기물 자체에 희소금속 성분이 섞여 있어 물류 이동 거리를 단축할 수 있다.

TE는 지금까지 HSS 폐기물 재활용 기술로 HSS 소재 8.5t을 생산하고 약 15t의 탄소배출을 줄였다. 매립되는 폐기물이 주가 되므로 원료비와 매립비도 절감된다.

TE는 이 기술을 활용해 법인을 설립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까지 약 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환경산업기술원 '2021 에코스타트업 사업'에 선정돼 지원을 받기도 했다. 지난 9월부터는 인천 서구 환경산업연구단지에 연구소를 두고 자가 설비 공장 설립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배균 TE 대표는 "탄소배출을 포함한 ESG 이슈는 기업의 이익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특히 제조 분야 중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철강업계는 ESG를 생존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TE가 철강업계의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