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상승이 가장 가팔랐던 서울시는 공급 확대를 통한 가격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규제 완화 카드를 빠르게 펼치고 있다. 7층 이하로 층수를 관리하는 '2종 7층'규제를 완화하고,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거나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공동주택을 건립하는 경우 최고 25층까지 건축할 수 있게 했다. 용적률도 200%로 상향 조정했다.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이러한 시정을 추진하는 데에는 비정상적인 주택가격 추이, 주거용 건축물의 연한, 안전진단 데이터 등 다양한 도시통계정보가 바탕이 되었다.
소통없이 폐쇄적인 국토정보 활용
도시발전 후퇴시키는 등 부작용만
'도시통계정보'는 주로 도시개발현황, 용도지역·지구, 개발행위허가를 비롯해 인구, 토지이용, 건축물 현황 등 다양한 도시 관련 정보를 말한다. 이를 활용하면 복잡한 사회현상의 요인을 분석할 수 있고 정부의 정책 결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러한 다양한 정보가 여러 부처에서 제각기 관리되고 있어 효율적인 활용이 어렵다. 훌륭한 재료는 시시각각 대량으로 쏟아지고 있지만 이러한 재료를 한 그릇에 넣고 골고루 비벼 맛을 낼 수 있는 그릇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리 주체가 제각각이다 보니 중복이나 누락이 발생하기 쉽고 이는 곧 국민의 재산권 관리나 도시개발 결정에 비효율을 초래하기도 한다. 실례로 전원주택을 꿈꾸던 건축주가 강가에 있는 본인 토지에 허가를 받아 건물을 올렸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다고 한다. 멀쩡히 허가받아 지은 주택이 불법 건축물로 신고되어 알아보니, 건물을 지은 그 땅의 지목이 '하천'으로 보전녹지지역과 2종주거지역이 중복 설정된 오류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국민과 소통 없는 일방적인 정보 이용의 부작용으로 볼 수도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잘못된 분석과 폐쇄적 국토정보 활용은 도시발전을 후퇴시킬 뿐 아니라 도시민의 삶을 악화시키는 실패를 불러오기도 했다. 대표적인 도시개발 실패 사례인 미국의 '프루이트-이고' 단지는 뛰어난 도시설계로 극찬을 받았으나 범죄가 빈번히 발생하고 행정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결국은 실패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 참담한 실패의 원인이 인구 구성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흑인 저소득계층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지역민이 공감하기 어려운 폐쇄적인 도시개발 계획의 추진이나 무분별한 개발은 소득 불평등, 생태계 파괴, 교통 혼잡, 하수도 및 쓰레기 대란 등 많은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많은 정보 수집과 국민목소리 반영
'통합 플랫폼' 정책결정 든든한 자산
다양한 사회문제 대응 강력한 도구
넘치는 정보를 쓸모 있게 모으고 국민의 목소리도 반영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큰 그릇, '국토이용정보체계'를 구축하면 국가의 정책 결정을 지원하는 든든한 자산이 된다. 이는 국민의 삶의 질 개선에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이에 정부와 한국국토정보공사(LX)는 2019년부터 초고효율의 국토이용을 위한 통합정보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로써 국토의 가치를 높이고 도시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한편 도시민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시스템을 마련한다. 국토와 관련된 수많은 정보의 체계적 정비, 정확한 도시통계정보를 활용한 사회현상의 원인분석, 국민들의 수요가 즉각 반영되고 정책 제안에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시스템, 이 모든 것들을 빠르게 실행하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의 마련은 획일적인 국토 이용이나 공급 방식에서 벗어나 인구감소, 저성장, 고령화 등 미래에 예측되는 다양한 사회문제에 면밀히 대응해 국민들의 삶을 지원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특히 이러한 프리미엄 정보체계를 AI 기술과 디지털 트윈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접목해 활용할 수 있다면 국토의 초고효율 활용은 물론이고 국제적으로도 플랫폼 및 연관 사업으로 엄청난 시장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건실한 국토이용정보체계의 구축으로 국가정책이 실패하지 않는 순항을 지원하며 더불어 국민 모두가 함께 누리는 지속 가능한 건강한 삶터를 지켜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길 기대한다.
/방성배 국토정보공사 경기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