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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인 한국역리연구소 소장
기색(氣色)이란 기(氣)의 작용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변화되는 결과물의 한 유형으로 온갖 감정의 작용으로 인해 기가 생성되는 과정에서 그 자극이 얼굴에 생겨나는 여러 가지 형상의 색깔을 말한다. 기혈작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때 생겨나는 기색과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엇박자가 나거나 막히게 될 때의 기색은 절대로 같을 수 없다. 따라서 기색은 기혈작용으로 인한 어떤 현상이나 징후 등을 짐작케 하고 예단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관상의 도구라 할 수 있다.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이를 예감하든 못하든 반드시 얼굴에 어떤 유형의 기색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고, 직업 문제로 고민할 때 현재 처해있는 환경의 유불리를 알든 모르든 간에 특별한 기색이 얼굴에 반드시 생겨나게 되는 것이므로, 기색은 현재는 물론 과거와 미래의 일까지 예측 가능하게 하는 아주 중요한 명운(命運)의 진단법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재물을 잃게 되며 직업 운이 막힌다고 한다면, 아무런 이상 징후도 없고, 아무 탈도 없는데 어찌 막히는지 그것을 알 수 있겠는가. 기색의 묘미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니, 기색의 변화에 따른 그 징후가 무엇이고 어떤 결과를 낳게 되는지 상세히 알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기색은 잠자는 동안 오장육부나 뼈 피부 안에 머물다가 아침이 되면 얼굴에 나타나게 되며, 잠자리에 들게 되면 다시 오장육부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외부세계와의 접촉을 통해 생겨나는 온갖 경험들은 어떤 유형의 감정을 이끌어내게 되는데, 이를 주도하는 자아는 반드시 현실에만 기반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또는 미래와도 직결되어 잠재적 자아가 주도하는 경우도 흔한 일이다. 따라서 기색은 정신기혈작용 대상과 주어진 환경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늘 같은 기색이 생겨나는 것은 아니며, 기혈(氣血)이 작용하더라도 기색이 바로 피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기(氣)가 본체라면 색(色)은 순수작용이라 말할 수 있다. 기색은 종류에 따라 백기(白氣), 흑기(黑氣), 황기(黃氣), 청기(靑氣), 적기(赤氣)로 구분되며, 단색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혼합색으로 생겨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자세히 살펴야 그 징후를 제대로 알 수 있다. 또한 극도로 흥분하거나 갑작스런 충격으로 인해 생겨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기색은 옅게 또는 짙게 나타나며, 바로 흩어지는 경우도 있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도 있고, 사라졌다 생겨나고 생겨났다 다시 흩어지는 경우도 흔한 일이니, 시시각각 변화하는 기색은 현재는 물론 미래의 길흉(吉凶)을 예시하는 어떤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사람의 얼굴에는 본색(本色)이 응(應)하는 부위가 각각 있는 것이니 이마는 화성(火星)이니 적기(赤氣)가 본색이며, 턱은 수성(水星)이니 흑색(黑色)이 본색이며, 코는 토성(土星)이니 황색(黃色)이 본색이니, 이는 기색을 살피는 기준이 된다. 이에 준하여 이마에 적색(赤色)이 생겨나면 본색(本色)이 자리한 것이니 처음에는 불리하나 결과는 좋게 된다고 보면 된다. 코 부위도 마찬가지로 황기(黃氣)가 가득하면 처음에는 일이 막히나 본색이 자리한 것이니 점차 회복된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흑기(黑氣)가 턱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에 생겨나면 흉색(凶色)이니 질병, 사고, 구설 등의 우환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기색이 생겨났을 때 그 짙고 옅음을 구분 지어야 하며, 다른 부위와 연결되고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적기(赤氣)라도 검붉고 탁한 색이 있고, 불그스름한 색도 있으며, 선명하게 밝게 빛나는 적색도 있으니, 적기가 출현했다고 해서 무조건 흉색은 아닌 것이다. 사람이 관재 구설에 시달리고 쟁투와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적기가 들어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고, 사기를 당하며 큰 손재를 겪는 것은 먹구름과 같은 흑기가 침입하여 사라지지 않는 이유이며, 근심 걱정으로 자주 놀랄 일을 겪는 것은 청기가 들어와 머물고 있는 이유이다. 하지만 행위의 주체자는 자기 자신이고 마음가짐에 따라 기색은 변화되는 것이니, 손재(損財)로 코 부위가 어둡고 탁해도 남을 돕는 일에 지출한 돈이라면 이는 선행(善行)이고 선업(善業)을 쌓는 길이니, 흑기라 해서 두려울 것이 무엇이겠는가. 금고는 비어 있어도 지극한 마음으로 가득 채워 놓았으니, 그 어떤 좋다 하는 관상(觀相)도 천만금으로도 심상(心相)의 무게를 대신할 수 없는 이유는 충분한 것이다.

/김나인 한국역리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