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물범바위
지난달 30일 인천 백령도하늬해변 앞 물범바위에서 쉬고 있는 점박이물범들. 점박이물범은 겨울철 중국 보하이 랴오둥만 유빙에서 새끼를 낳고 백령도로 남하해 봄부터 늦가을까지 먹이 활동을 한다. 2021.10.30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서해 최북단 인천 백령도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동물이자 인천시 마스코트인 점박이물범을 보호하는 활동에 섬 주민들이 직접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인천시는 지난해부터 백령도 주민들과 정기적으로 점박이물범 개체 수와 서식지 이용 현황 등을 조사하는 활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北 황해도 해주 등서 남쪽 오가
학생들 정기적으로 '쉼터' 관찰


백령중고등학교 '점박이물범 탐구동아리' 학생들은 백령도 남포리 습곡구조 전망대 등지에서 정기적으로 물범 쉼터인 연봉바위를 관찰한다. 대청도 옥죽동 포구와 백령도 장촌 포구 사이에 있는 연봉바위는 두무진·하늬해변 물범바위와 함께 점박이물범의 '3대 휴식장소' 중 한 곳이다.

점박이물범 탐구동아리는 매년 봄에서 가을까지 탐구 조사를 하고, 12월에는 활동 발표회를 열어 지역사회와 점박이물범 연구·보호 방안을 공유하고 있다.

동아리 회장 박신영(17)양은 "우리 지역에 사는 점박이물범에 관심을 가지면서 4년째 쉼터를 조사하고, 생태 자원 보호 방안을 탐구하고 있다"며 "백령도 주민으로서 점박이물범 서식지 보호 활동에 지속해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4년째… 생태 보호방안 탐구중"
개체수 급감 현재 1500마리 추정


인천시는 최근 백령공항 추진 계획과 함께 주변 지역 개발 구상안으로 하늬해변 앞 물범바위 인근에서 물범을 관찰할 수 있는 '물범 에코센터'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백령도에서 점박이물범을 연구·교육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게 센터 건립 취지다.

인천시 박영길 해양항공국장은 "멸종위기 해양생물을 보호하고, 해양생물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점박이물범은 북한 황해도 해주·초도, 청천강에서 백령도를 오가며 남북을 잇는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 제331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으며, 북한에서도 위기·희귀동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점박이물범은 회색과 황갈색 몸 바탕에 검은색과 흰색 점무늬가 있는 게 특징이다.

겨울철 중국 보하이·랴오둥만 유빙에서 새끼를 낳고 백령도로 남하해 봄부터 늦가을까지 먹이 활동을 한다. 서해에 서식하는 점박이물범은 1940년대 8천여 마리로 집계됐으나 밀렵과 번식지 감소, 해양쓰레기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해 현재 1천500여 마리가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