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는 지난달 22일 위드 코로나에 맞춘 새로운 기획으로 '소래포구축제'를 3년 만에 개최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코로나19 사태로 연달아 무산된 소래포구축제를 다시 개최하기까지 사실 적지 않은 고민이 따랐다. 여전히 확진자는 발생하고, 감염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위축돼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본래 소래포구축제의 의미는 단순 유흥이 아닌 제철 수산물을 홍보해 소래포구 일대 상권을 활성화하는 데 있다. 몇 년 전 큰 화재 피해를 당한 소래포구 상권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또 한 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롭게 변한 소래포구의 모습을 알리고 지역 상권에 흥을 불어넣기 위한 이벤트가 필요했다.
현장 못찾은 소비자 위해 'AR 어시장 '운영
질좋은 식재료·고유 레시피 '김장한마당'도
다만, 올해 소래포구축제는 대규모 공연이나 체험 대신 비대면 방식으로 꾸몄다. 소규모 오프라인 참여를 제외한 대부분 프로그램이 온라인 콘텐츠로 구성됐다. 공식 명칭도 '소래포구 비대면 축제'이다. 축제기간 역시 기존 3일에서 한 달로 늘려 이달 21일까지 진행한다. 현장 인원을 최대한 분산해 감염 우려를 최소화하면서도 프로그램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축제를 준비하면서도 낯설고 막막했지만, 소래포구를 최대한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고민을 거듭했다.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한 'AR 어시장'도 그중 하나다. 현장에 가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마련된 이 프로그램은 온라인에서 마치 소래포구를 방문한 듯한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누구나 비대면으로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공모전도 이달 7일까지 진행된다. 소래포구를 주제로 한 사진, 영상, 그림을 응모하면 전문가 평가와 온라인 투표를 거쳐 최종 수상작을 선정해 상장과 상금을 수여한다. 지역 문화 예술인 공연인 소래프리아트 페스티벌도 주목해볼 만하다. 소래포구어시장, 습지생태공원, 양떼목장 등 소래포구 일대를 배경으로 촬영된 무관중 공연은 축제 블로그와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꽃게와 새우젓을 선착순 반값에 살 수 있는 소래 온라인 홈쇼핑도 놓칠 수 없는 기회다. 13일에는 '소래찬 김치'와 함께하는 '제3회 남동구 김장한마당'도 비대면 방식으로 개최된다. 질 좋은 식재료와 고유 레시피를 제공해 저렴하고 맛있는 김장을 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 활동도 펼치는 남동구만의 대규모 김장행사다.
33.5㎞ 남동둘레길 산책코스 자연환경 체험
희망의 등대·별빛 스카이 등 야간경관 조성
모바일과 오프라인을 병행해 진행하는 스탬프 투어에선 최근 1단계 사업이 완료된 남동둘레길을 엿볼 수 있다. 남동둘레길은 남동구 6개 주요 산과 공원, 하천, 무장애길 3개 노선을 포함한 총 4개 코스 33.5㎞ 규모의 산책 코스다. 남동둘레길 3코스로 이뤄진 스탬프 투어는 개인이 소래포구의 자연환경을 체험하고 즐기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소정의 선물도 제공될 예정이다.
비대면 축제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소래포구 일대를 빛의 거리로 탈바꿈했다. 소래포구 전통어시장 옥상에 소래를 밝히는 희망의 등대와 꽃밭, 범선, 별빛 스카이 등을 주제로 야간경관을 조성했고, 아기자기한 포토존도 꾸몄다. 또한 소래역사관에서는 건물 외벽을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가 선보인다. 남동구는 축제를 통해 그동안 확 달라진 소래포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했다. 어시장 화재 이후 본격 추진해 완료단계에 접어든 소래 관광벨트는 최근 행정안전부로부터 국무총리 표창을 받을 정도로 대내외의 인정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회복하려는 위드 코로나가 소래포구에선 이미 진행 중인 셈이다. 수도권 제일의 가을 축제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
/이강호 인천 남동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