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5시 성남의 한 24시 해장국집. 평소라면 굳게 닫혀 있었을 문이 오랜만에 활짝 열렸다. 가게에선 양(소의 위)을 삶는 희뿌연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전날 밤샘 근무를 마친 근처 병원 간호사들이 하나둘 가게로 들어섰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이날, 모처럼 아침 손님을 맞은 가게 주인의 밝은 미소로 하루가 시작됐다.
이날 아침 해장국집을 찾은 손님 조민경(26)씨는 "나이트 근무 때마다 자주 찾던 식당인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된 이후론 자주 못 들렀다. 위드 코로나 시작을 기념해 이른 아침을 해결하려 한다"고 말했다.
오전 7시 용인의 한 헬스클럽에는 아침 운동을 하려는 50대 주민들이 몰렸다. 시속 6㎞였던 러닝머신 속도 제한이 풀린 것은 물론, 샤워실 운영도 허용돼 가게 한쪽엔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공용 운동복이 다시 등장했다.
'위드 코로나' 첫날, 경기·인천 소상공인들이 한층 분주하게 움직였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속 '방역패스'가 논란이 제기되는 등 혼란은 여전했지만, 곳곳에서 활기를 되찾았다. 이날 오전 찾은 가게들은 저마다 손님맞이에 한창이었다.
PC방 심야영업 준비 등 곳곳 활기
노래방 등 13만곳 '방역패스' 반발
비대면 소비서 발길 돌릴지 걱정도
용인의 한 PC방은 야식 메뉴로 인기가 높은 라면과 햄버거를 들이며 심야영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곳 사장은 상가 건물 엘리베이터에 심야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는 공고를 붙였다.
다만 노래연습장, 목욕장업, 실내체육시설, 유흥시설, 경마·경륜·카지노 등 13만개 다중이용시설에는 이른바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만큼 대상 시설들에선 반발도 적지 않았다.
이들 시설을 이용하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증명서나 PCR 음성확인서를 보여줘야 한다. 정부는 방역패스 제도 안착을 위해 오는 7일까지 1주일간 계도 기간을 둔다.
인천의 한 헬스장 관장은 "헬스장에 백신패스가 도입되면서 아직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못한 20~30대 고객이 많이 줄었다"며 "백신패스가 도입되는 헬스장 같은 경우 일상 회복 체감은 전혀 안 된다"고 말했다.
용인의 헬스클럽 종업원 김동완(32)씨도 "카운터에 매시간 종업원을 둘 수 없어 백신패스를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 회원들의 접종 완료 여부나 PCR 검사 음성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는 게 조금은 힘에 부친다"고 토로했다.
2년 가까이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된 만큼 소비자들이 다시 오프라인 공간으로 발길을 돌릴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성남의 해장국집 사장 유인영(45)씨는 "저녁 영업이 가능해진 것은 너무 좋지만 배달 음식에 길들여진 손님들이 다시 우리 가게를 찾아줄지 확실하지 않다. 멀리 서울까지 나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여진·변민철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