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체육회장 시대에 대한 고민이 여전히 깊은 상황이다.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과 경기도 지방체육회장들이 만난 자리에서 여전히 재정과 인사권에 대한 질문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됐다.
대한체육회는 2일 경기도체육회관 대회의실에서 대한체육회장 주재로 '2021년 하반기 지방체육회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법정 법인화 이후 지방자치단체 체육회도 수익 창출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민선체육회 출범 이전에는 시장·군수들이 지자체의 예산을 편성해 체육회가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법인화한 이후부터는 지역 체육회에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는 아우성이 터져 나왔다.
법인화 이후 지원 예산 감소 문제
마케팅 교육·시설물 관리 등 논의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임의단체 지위의 지방체육회를 법정 법인화해 책임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이 지난 6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도내 31개 지방체육회도 모두 법인으로 전환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방체육회가 독립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정 확보가 이뤄져야 하는데 일부 지방체육회는 되레 지자체 지원예산이 줄어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선체육회 출범 이래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온 시군체육회 입장에서는 이번 간담회에서 가장 명확한 해법을 얻고 싶은 질문이었다.
이날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체육회의 자체 수익 구조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참석자 가운데 배정완 안산시체육회장이 "마케팅 전문가의 교육을 통해 (지방체육회) 직원들이 (마케팅) 개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대한체육회 차원의 지원을 당부했다.
이기흥 회장은 이 같은 견해에 대해 "수익 창출 문제들은 앞으로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체육회 예산확보를 위한 고민에 공감을 표했다. 또 "지자체 시설물을 지자체 체육회가 관리해 수익을 내는 부분 등을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하지만 이기흥 회장 역시 답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법정 법인화가 문제가 아니다"라며 "말만 민선 회장이지 인사권도 없고 재정도 없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기흥 회장 "수익창출 고민 공감"
정부 '기준없는 방역지침' 불만도
아울러 정부의 기준 없는 방역지침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예를 들어 테니스 코트에서 4인 복식을 하다가 오후 6시 이후에는 단식만 하라는 지침을 내려주는 질병관리청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도내 지자체 체육회장은 "(질병관리청이) 낮에는 복식을 허용하고 오후 6시 이후에는 단식만 하라는 이해할 수 없는 지침을 내려준다"며 "지방체육인들의 애로사항을 전해주는 역할을 (대한체육회가) 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포함한 대한체육회 관계자와 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을 비롯한 도내 지자체 체육회장들이 참석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