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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부산업단지관리공단이 환경개선사업으로 입주 업체들의 지붕과 벽면, 노후 시설 등을 교체했다. /깅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인천서부산업단지(이하 서부산단)가 첨단산업과 근린생활시설을 유치할 수 있는 '준공업지역'으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인천서부산업단지관리공단(이사장·박윤섭, 이하 관리공단)은 입주기업과 토지소유자의 3분의2 동의를 얻어 지난 9월 23일 공단 주변 지역의 정주환경 개선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변경 제안서를 서구청에 접수했다고 9일 밝혔다.

서부산단이 준공업지역으로 탈바꿈하려는 이유는 주변 환경이 크게 변했기 때문이다. 인근에 청라국제도시가 조성됐고, 인천공항 진입로와 수도권제2순환도로(인천-김포) 청라나들목 건설로 교통환경이 개선됐다. 최근 서부산단의 환경이 쾌적하게 바뀌면서 친환경 업체들의 입주 문의가 늘고 있지만, 공업지역 특성상 업종 제한으로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인근 주민들도 친환경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요구하고 있다. 관리공단은 주변 환경 변화, 주물공단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개선, 주민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2017년부터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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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부산업단지관리공단 박윤섭 이사장. /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무분별하게 설치된 불법 광고물 철거
서부산단환경감시단 구성, 먼지 등 점검
공장 벽면에 벽화 등 환경개선사업도
박윤섭 이사장은 2017년 2월 취임하자마자 산단 환경개선 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무분별하게 설치된 불법 광고물을 철거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관리공단 직원들과 함께 하루 2차례씩 매일 점검하고 버려진 쓰레기와 폐기물을 치웠다. 이를 지켜본 입주 기업들도 동참하기 시작하면서 수개월 만에 산단 주변이 말끔해졌다.

산업단지가 쾌적한 환경으로 조성되면서 벌인 두 번째 사업은 차폐녹지 조성이다. 환경오염 요인의 이동을 막고,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조치였다. 박윤섭 이사장은 산단 주변을 정비하면서 자신감을 얻고 본격적으로 환경개선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2018년 3월 관리공단이 주도해 인근 주민들과 공동으로 '서부산단환경감시단'을 구성했다. 11명으로 출범한 환경감시단은 매주 화요일마다 서부산단에서 출발해 경서3거리, 공촌천, 청라지역 아파트를 돌며 악취나 먼지 발생 등을 점검했다. 감시단은 청라·검암·경서동 주민자치위원장과 지역 단체 등이 참여하는 '인천서부산업단지관리공단 환경지킴이'이란 이름으로 활동을 강화했다.

관리공단은 인천시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각각 1억5천만원을 부담해 산업단지에 회원사들의 제품 등을 디자인해 공장 벽면에 벽화를 새기는 환경개선사업을 벌였다. 산업단지 입주 공장들의 지붕, 벽면, 주변 도로, 대기 오염 시설까지 입체적으로 정비되면서 주민들의 민원도 크게 줄었다. 입주 업체 중 경인환경에너지(주)는 17억5천여만원을 투입해 대기오염 방지설비를 갖추는 등 회원사들이 환경오염 유발 시설 개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성과를 이뤄냈기도 했다.
환경 규제는 더 심해지겠지만, 신소재 디지털 첨단 업종들 입주해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
지난해 6월에는 산단 입주 업종을 확대한 '관리기본계획' 변경을 통해 일반물류창고를 비롯해 태양광발전사업, 신재생에너지, 냉동·냉장창고, 지식산업센터, 임대업 등이 입주할 수 있는 연구단지로 업종을 추가했다. 박 이사장은 "서부산단은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수도권제2순환도로 등 수도권 서북부를 잇는 교통망 구축으로 지리적 경쟁력이 뛰어난 곳으로 평가받으면서 물류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서부산단을 신산업단지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했다.

관리공단은 서부산단이 준공업지역으로 변경되면 인근 LG마그마(전 LG전자) 캠퍼스와 연계한 첨단 기술력을 갖춘 다양한 업종을 유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장을 개량한 문화·체육시설 등 근로자와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공해 배출 업체도 기술력을 갖춘 업체로 교체해 나가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박윤섭 이사장은 "일반공업지역인 서부산단을 준공업지역으로 변경하게 되면 환경 규제는 더 심해지겠지만, 신소재 디지털 첨단 업종들이 입주해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있어 과감한 정책적 판단을 내렸다"며 "최적의 입지 조건을 바탕으로 주민 친화적이고 친환경적인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이진호기자 provinc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