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광고로 상가 입점을 유도했던 오산의 한 대형 복합건물 개발신탁사와 시행사(7월27일자 7면 보도="정산 늦추고 억대 수수료만"… 한국자산신탁 '갑질' 논란)가 수분양자들에게 분양대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9부(부장판사·이민수)는 상가 수분양자들이 개발신탁사인 한국자산신탁과 시행사인 (주)세한에스티엠을 상대로 낸 분양대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신탁사와 시행사가 계약 조건과 달리 소비자를 속였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상품 거래에 있어 중요한 사항에 관해 신의성실 의무를 위반할 정도의 허위를 고지한 경우 소비자 기망 행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한국자산신탁은 스타벅스가 입점할 예정이라고 소개했고 원고는 분양계약 체결 당시 스타벅스가 입점할 경우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상가 내) 3개 호실을 한꺼번에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자산신탁은 분양계약 체결일인 2017년 5월21일에 이르러 입점 절차를 전혀 이행하지 않은 상태"라고 판시했다.
피고들은 원고가 분양계약 체결 당시 취소권을 포기했다는 취지로 항변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보유한 (계약) 취소권은 민법 제110조에 근거한 법률상 권리"라며 "한국자산신탁이 분양 계약 체결 당시 실제로 분양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의 기망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충실하게 감독했다는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문제가 된 오산시 원동로 집합건축물 르마레시티는 분양 이후 시행사와 신탁사에서 약속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등이 입점하지 않아 과대광고 의혹이 불거졌다.
한국자산신탁은 르마레시티 시행사인 (주)세한에스티엠과 차입형 토지신탁, 즉 개발신탁 위·수탁 계약을 맺고 사업을 주도했다. 패소한 한국자산신탁과 주식회사 세한에스티엠은 판결에 불복해 최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손성배·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