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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인류의 산업활동으로 지구는 10년당 0.2℃의 온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지구 온난화로 촉발된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해 기후변화의 시대를 넘어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기후위기의 시대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시베리아에 유래가 없는 포근한 날씨가 나타나고 있다. 온대 지방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북극 한파가 기습적으로 휘몰아치기도 한다.

이렇게 기후변화 및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하여 국제사회는 '배출거래제', 탄소중립(Net- Zero) 등 다양한 탄소감축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2015년부터 탄소 배출권 거래를 시행하여 운영해 오고 있고, 올해부터는 새롭게 도입된 신기후협정인 파리협정의 이행을 위해 2050 탄소중립 선언과 2050 장기 탄소 발전전략 및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수립하는 등 탄소중립 사회로 나가기 위한 대책을 강도 높게 시행하고 있다.

탄소중립에서 에너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약 36%를 차지하는 에너지 부문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과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부문이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집약적인 제조업 중심(2019년 기준 총 GDP 중 제조업 비중 34.3%)의 경제구조와 에너지 수입 의존 비율 94%의 특성이 맞물려 세계 8위의 에너지 다소비 국가이다. 또한 국가 전체에 공급되는 공공재의 특성상 전력 등 에너지 공급부족의 온실가스 감축은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에 가장 핵심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때부터 석탄발전소의 축소 정책으로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금지, 30년 경과 노후 석탄발전소 폐지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발전공기업 중 가장 규모가 큰 한국남동발전이 가장 모범적으로 탄소중립 정책을 실천하기 위해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만들어 전사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는게 눈에 들어온다.

한국남동발전의 탄소중립 로드맵 핵심은 '2050 에너지 공급부문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 수소 등 그린 연료전지 확대, CCUS 기술을 적용한 화석연료의 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 등이다.

남동발전을 비롯 국내 발전사들이 탄소중립을 위해 심혈을 쏟고 있는 분야는 주로 수소에너지와 해상풍력 부문이다. 수소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차세대 에너지원으로서 단순한 에너지원을 넘어 수소경제로 대표되는 경제 및 산업구조 전반에 큰 파급력을 가진 에너지다. 더구나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자원으로 화석원료와 달리 고갈의 염려가 없다. 특히 국지적으로 존재하지 않아 전 세계 각국의 에너지 자립 및 안보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수소는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원으로서의 잠재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인천시는 지난달 27일 GS에너지와 '인천 청정 수소 밸류체인 구축 업무 협약'을 맺었다.

또 하나의 에너지원은 해상풍력이다. 정부는 2017년 0.03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 사업을 2030년까지 12GW로 확대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 인천시가 뛰어들었다. 인천시는 2027년까지 총사업비 19조원에 달하는 3.7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인천 앞바다에 조성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현재 인천시와 한국남동발전은 용유·무의도와 덕적 해상에서 추진하는 640㎿규모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을 계획하고 있고, 인하대도 인천지역 해상풍력에 대한 연구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인천이 '친환경 에너지 자립 도시'가 될 수 있는 가장 좋은 여건을 지니고 있는 점은 지역 내 풍부한 발전소 건설 및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는 남동발전 영흥발전소가 있다는 것, 또 높은 지역사회 인지도 및 국내 상위급 공과대학이 있는 인하대가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인천시는 이런 이점을 최대한 살려 상호 협력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자립 도시'를 만드는데 힘을 모아 주길 당부한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