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3살 딸을 사흘 넘게 집에 혼자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엄마에게 적용된 아동학대 살해 혐의에 대해 재판부가 유죄라고 판단했다.(11월5일 인터넷 보도=3살 딸 사흘 넘게 집에 혼자 방치해 숨지게 한 비정한 30대 엄마 중형 선고)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호성호)는 지난 5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아동학대 범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살해 및 사체 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A(32·여)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7월21일부터 24일까지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딸 B(3)양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치해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인천지법 "생수통 스스로 못 열어
숨질것 예상 가능" 징역 20년 선고
검찰은 앞서 지난달 6일 진행된 결심 공판에서 어린아이가 사흘 넘게 혼자 집에 방치돼 숨지기 직전까지 느꼈을 고통을 짐작하기조차 어렵다며 A씨에게 징역 25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A씨의 변호인은 아동학대 살해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A씨가 딸의 사망 가능성을 인식하지 못했고, 사망을 의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 아동이 사건 당시 생후 38개월로 구체적인 의사표현을 할 수 없고, 2ℓ 생수통을 스스로 여는 등 힘이 드는 동작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 사흘 이상 홀로 집에 놔두면 숨질 수 있다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며 "피고인은 특별한 경제적 능력이 없이 국가나 지자체의 지원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피해 아동을 양육하는 데 적지 않은 부담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혼모 지원단체 등으로부터 양육과 관련해 주변 도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 아동은 생존을 위한 조건조차 충족되지 않은 채 폭염이 계속되는 날씨 속에서 피고인만 기다리다가 더위와 갈증 그리고 배고픔 등을 느끼며 세상을 떠났고, 숨진 딸을 발견하고도 겁이 나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피고인이) 외출해 시신조차 온전히 남아 있지 않게 된 점 등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