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신도시 호수공원의 호수는 정확하게 말해서 호수가 아니다.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하천의 유속을 감소시키는 저류조에 인공적으로 물을 저장해 놓고선 호수라고 부를 뿐이다. 녹차라테로 최악의 수질은 뾰족한 해결책도 없다.
그런데 시흥 내만 갯골에 조성된 생태공원은 호수공원처럼 화려하지도 눈에 띄는 즐길거리도 없는데 연간 40만명 이상이 찾고 있다. 오히려 너무 많은 사람이 찾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150만㎡ 규모로 조성된 갯골생태공원에선 뱀처럼 구불구불한 갯골을 따라 산책하거나 넓은 잔디밭에 자리를 깔고 누워 온전히 보전된 자연 생태계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확 트이게 된다.
갯골생태공원을 여유롭게 거닐다 보면 빼곡한 빌딩 사이의 호수공원에선 절대 느낄 수 없는 무엇인가가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이 시흥 갯골로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이유라는 생각이 든다.
공원은 휴식공간이다.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갖도록 하는 곳이 돼야 하는데 도심 속 공원의 대부분은 더 이상 휴식공간이 아닌 바쁜 현대인의 일상생활의 연속되는 공간이 됐다.
인공 조미료에 길든 우리의 입맛이 천연 조미료의 새로운 맛에 푹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시흥갯골생태공원에서 그동안 느껴 보지 못했던 천연 조미료 맛을 음미해 보기를 추천해 본다.
/문성호 지역사회부(시흥) 차장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