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시즌 만에 '리그 우승' 역사를 쓴 kt wiz 야구단이 쏘아 올린 공이 축구·농구·배구 등 다른 수원시 프로 스포츠까지 퍼져나갈지 기대감이 부푼다. 창단 이래 첫 리그 우승의 쾌거를 이룬 야구에 이어 수원시를 연고로 하는 축구·농구·배구단 역시 최근 승승장구하며 시민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수원시 체조부 여서정 선수가 도쿄올림픽에서 값진 동메달을 획득한 것을 비롯해 씨름단 등을 중심으로 한 수원시 직장운동부 선수들의 선전도 심상찮다. 스포츠 도시를 꿈꾸는 수원시가 프로 스포츠는 물론 엘리트 체육 지원에서 좋은 결실을 맺고 시민들도 즐겁게 하기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쏟아 부은 덕분이란 평가가 나온다.
30만명 서명으로 둥지 튼 'kt wiz' 리그 7시즌 만에 최단 우승 쾌거
市, 470억원 들여 야구장 보수·편의시설 정비 2만2천여명 관중 수용
18년 만에 파이널리그A 간 수원 FC… 연고 남녀 배구단 V-리그 1위 일궈
여서정 도쿄올림픽 동메달 획득… 15개 종목 직장운동경기부 성과 눈길
7시즌 만에 리그 우승 역사 기록한 kt wiz
기다렸던 순간이 왔다. 2021년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수원 kt wiz 야구단 선수들은 물론 '10번째 마법사'로 불리는 팬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2021년 KBO 리그 정규시즌에서 공동 선두를 달리던 수원 kt wiz가 대구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리그 우승을 이뤄내며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얻은 것이다.신생 구단인 kt wiz의 초기 성적은 고전의 연속이었다. 1군 무대에 등장한 2015년 이후 3년 연속 꼴찌였다. 하지만 2018년 9위를 기록한 뒤 2019년 6위, 지난해 2위 등 지속적으로 실력을 키워내며 가능성을 높여왔다. 결국 리그 진출 7시즌 만에 최단기간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kt wiz의 선전 뒤에는 수원시와 시민들의 지원이 있었다. 프로야구 10번째 구단 유치 경쟁이 치열하던 2011년부터 수원시와 시민들은 야구단 유치를 위해 힘을 모았다. 30만명 서명운동과 야구장 증축 등 사력을 다한 결과 2013년 4월 kt wiz는 수원시에 둥지를 틀었다.
이후 수원시는 470억원(국·도비 포함)을 투입해 야구장을 보수하고 관람석과 편의시설을 정비해 2만2천여 명 관중이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수원시는 25년이라는 장기간 야구장 무상임대와 수원도시공사가 갖고 있던 야구장 운영권도 KT에 위탁해주는 등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야구만 흥? No! 축구·농구·배구도 흥흥흥!
올해 경기장이 들썩일 만큼 흥(興)한 건 kt wiz 야구장뿐이 아니다. 축구·농구·배구 등 수원을 연고로 둔 프로 스포츠 구단들도 올 시즌 승승장구하고 있다.수원시 연고 프로 스포츠의 기둥과도 같은 프로축구팀 역시 향상된 경기력을 보였다. 2020년 K리그2 2위에서 K리그1으로 재승격한 수원FC는 정규시즌에서 12개 팀 중 4위로 파이널리그A에 진출했다. 2003년 수원시청 축구단으로 창단한 이래 18년 만에 처음 맺은 결실이다.
지난 9월 수원시로 연고를 옮긴 프로농구 수원 kt 소닉붐의 돌풍도 예사롭지 않다. 수년간 6~10위에 머물렀던 팀 성적이 올해 시즌에서 2위로 껑충 뛰어오르며 우승 후보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이에 수원시도 경기장 사용료를 감면하고, 체육관 명칭도 수원KT소닉붐아레나로 변경하는 한편 선수단 활동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배구단도 팬들의 기대감을 부풀게 하고 있다. 지난 10월16일 2021~2022 V-리그가 시작된 후 남자부와 여자부 모두 수원을 연고로 둔 팀이 1위에 이름을 올리며 호기롭게 출발했다.
한국전력 빅스톰은 2018~2019, 2019~2020시즌에서 연속 최하위 팀이었다가 지난 시즌 5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선두로 1라운드를 마무리하며 명예회복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서정 '동메달' 등 직장운동부도 결실 '주렁주렁'
수원시 스포츠의 활약은 직장운동부에서도 두드러졌다. 수원시 체조부 소속 여서정 선수가 지난 여름 도쿄올림픽에서 값진 동메달을 획득하며 이를 입증했다. 수원시는 15개 종목 15개 팀 124명의 직장운동경기부를 운영 중이다. 그중에서도 레슬링, 배드민턴, 소프트테니스, 아이스하키, 조정, 체조, 태권도, 테니스 등 8개 종목 21명의 국가대표 선수가 수원시청에 소속돼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수원시가 전격 창단한 여자 아이스하키팀 소속 국가대표 선수들도 내년 겨울 베이징올림픽 2차 예선에서 조 1위로 최종 예선 E조 경기에 진출, 올림픽 본선행 티켓 획득을 노리고 있다.
수원시청 씨름단 역시 임태혁 선수와 이승호 선수가 올해 대회마다 금강장사 타이틀을 주고받으며 두각을 드러냈으며, 문형석 선수도 지난 5일 천하장사 씨름대축제에서 금강장사 타이틀을 따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창단 후 최단기간 우승한 kt wiz와 수원시 연고 팀들의 선전으로 수원시가 프로 스포츠 분야에서 새 역사를 쓰고 있다"며 "끝까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지원하고 시민들도 응원하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