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부족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인천 지역 소각장과 생활쓰레기 수거·운반차량 등 폐기물 처리 업무에도 비상이 걸렸다. 소각장의 경우 쓰레기를 태울 때 나오는 질소산화물 함량을 감축시키기 위한 원료로 요소수를 사용하고 있고, 경유차가 대부분인 쓰레기 수집·운반차도 요소수가 필요하다.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청라·송도소각장에서 오는 12월31일까지 사용해야 하는 요소수는 모두 238t이지만 현재 잔량이 86t밖에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인천시는 요소수 재고가 남은 업체를 수소문해 연말까지 버틸 수 있는 152t을 확보, 현재 계약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청라소각장에서는 하루 3.5t, 송도소각장은 1.3t의 요소수를 사용하고 있다. 연간 필요량은 청라소각장이 900t, 송도소각장은 550t이다.
소각장 질소산화물 감축 원료 사용
청라·송도 등 잔량 86t 재고 수소문
운반 차량도 차질… 市, 확보 논의
정부 대응회의 "두달반 물량 있다"
소각장의 경우 통상 요소수 생산 업체와 연간 계약을 맺고 공급받는데, 내년 초에도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경우 단기 계약으로 전환해 요소수를 수급해야 한다. 소각장에 사용하는 요소수를 암모니아로 대체할 수 있지만, 이렇게 되면 소각장 설비 자체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인천시는 판단했다.
생활쓰레기 수거·운반차도 요소수 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인천 지역에는 민간 업체가 운영하는 620대 정도의 쓰레기 수거·운반차가 있고, 이 중 60%가량이 요소수를 넣어야 하는 경유차다. 인천시는 관련 업체와 긴급회의를 열고 쓰레기 운반차의 요소수 확보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인천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자치단체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특히 민간에서 운영하는 산업폐기물 소각시설의 경우 요소수 확보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산업폐기물 소각시설에서는 하루 평균 요소수 3t가량이 사용되고 있지만 재고 물량이 넉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폐기물 소각장과 거래하는 전국 요소수 공급업체 6곳 중 4곳은 이번 달까지 공급이 가능하고, 2개소는 12월까지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날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 대응 회의를 열고 수급 동향을 점검했다. 정부는 국내에서 약 두 달 반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차량용 요소수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확보한 중국(1만8천700t)과 베트남 요소 물량(5천600t), 호주산 요소수 수입 물량(2만7천ℓ), 현장 점검을 통해 파악한 국내 보유 물량(1천561만ℓ), 군부대 예비분(20만ℓ) 등을 합친 규모다. → 관련기사 6면(소방서에 이어지는 '요소수 시민 기부 행렬')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