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한파가 불어닥친 가운데 폭설 등 겨울철 자연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인천 곳곳에 설치된 제설함이 엉망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오전 11시께 찾은 인천 남동구 구월동 석바위공원 앞. 주안도서관으로 향하는 이면도로 옆 인도에 설치된 제설함을 열자 맥주 페트병 등 쓰레기가 담긴 비닐봉지가 버려져 있었다.
그 아래에는 25kg짜리 제설제 4포대가 정돈되지 않은 채 쌓여 있었고, 그 사이에는 빈 포대도 발견됐다. 오랫동안 관리하지 않은 듯 제설함 구석에는 거미줄이 처져 있고, 먼지가 잔뜩 쌓인 포대에 담긴 제설제는 단단하게 굳어있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 인천시청역 주변에 설치된 3개의 제설함은 비교적 내부 상태가 양호했으나, 제설함 덮개에 '사용 시 안전을 위하여 비치되어 있는 장갑과 각삽을 사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힌 안내 문구가 무색하게도 장갑 등 제설 도구는 보이지 않았다.
쓰레기 버려져 있고 빈 포대도
안내에 적힌 장갑 등 도구 없어
당국 15일부터 현장 점검 나서
요소수 관련 車 운행차질은 없어
올해 인천에 설치된 제설함은 총 2천960개에 이른다. 겨울 영하의 날씨에 발생할 수 있는 빙판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주로 경사진 도로나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에 제설함이 놓여 있다.
도로 폭 20m 이상의 대로변에 설치된 제설함 361개는 인천시종합건설본부가, 폭 20m 미만의 이면도로 등에 설치된 제설함 2천540개는 각 군·구청에서 관리한다.
인천시는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겨울철 자연재난 대책기간'에 제설함 현장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행정안전부 등 정부부처와 함께 인천 내 제설함을 점검해 제설제와 제설 도구 등을 추가로 비치하겠다"며 "제설 도구의 경우 없어지는 경우가 많아 관리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최근 요소수 부족 사태와 관련해 인천시 제설차량 운행에는 별다른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설차량 관리를 담당하는 인천시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요소수를 쓰는 제설차량은 전체 차량 중 2대뿐이고, 주로 겨울철 제설 작업에만 투입하기 때문에 운행 거리가 많지 않다"며 "요소수 문제로 제설차가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