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대상을 받은 뒤 견학 문의가 훨씬 더 많아졌어요. 얼마 전에는 인천 부평구청서 한 50명 정도 방문할 수 있느냐고 물어왔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올해는 어렵고 내년에 다시 논의하자고 정중히 양해를 구했죠".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 주민자치회' 윤수진 회장의 말이다.
'단대동 주민자치회'는 행정안전부·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사)열린사회시민연합 주관으로 지난달 29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회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지역활성화 분야 대상인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주민자치회'는 주민센터에서 하는 문화프로그램을 심의·의결하는 수준의 기존 주민자치위원회와는 완전히 다르다. 실질적인 권한과 역할을 갖는 명실상부한 주민대표기구로 주민이 주체가 되는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도입됐다.
마을총회 전체 13% 참여, 전국 최고
전국주민자치박람회서 대상 수상
성남시는 주민자치회 전면 실시를 위해 지난해 10월 단대동과 은행2동, 금곡동 3개 동을 시범 동으로 선정했고, 단대동은 지난 1월 1일 성남시에서는 처음으로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민자치회로 전환됐다.
단대동 주민자치회는 행정교육체육·도시건설·문화복지·경제환경·예산결산 등 모두 5개 분과로 구성돼 있다. 5개 분과 인원은 각 10명 내외로 일반 시민에서부터 마을 내 학부모·각종 기관 단체 관계자들이 함께하고 있다. 세대도 10대부터 모든 세대가 참여하고 있다. 윤수진 회장은 "특히 20대 청년들이 활발하게 참여해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하고 실제 활동도 함께한다는 점이 우리 주민자치회의 최대 장점"이라고 귀띔했다.
단대동 주민자치회는 이런 분과들을 중심으로 의제 발굴·실행을 통해 마을가꾸기·축제, 지역민원해소·공동체의식함양, 마을동아리·청소년마을학교 등 소통·배려·배움·나눔과 관련한 여러 사업을 연중 진행하고 있다. 특히 분과별로 자치 계획을 수립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도출한 8개 의제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기 위한 마을 총회 때는 전체 주민의 13%인 2천170명이 참여해 전국 최고의 투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단대동 주민자치회가 주민자치를 조기 정착시킬 롤모델로 부각되며 전국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점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윤수진 회장은 "단대동에서는 이전부터 마을공동체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돼 오다 이번에 주민자치회로 날개를 달게 됐다"며 "주민들이 주체적이고 자발적으로 나서 스스로 성장하는 마을로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다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그러면서 "주민자치회는 현재 조례에 근거해서 활동하고 있다. 지위·역할, 행정·재정적 지원 등과 관련한 법률상 근거가 되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빨리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