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3일 오전, 민간선박 하나가 유엔군사령부 관할 한강하구 중립수역으로 북상하고 있었다. 휴전 이래 최초로 성사된 이날 염하수로(김포·강화해협) 자유항행 선상에는 정하영 김포시장과 신명순 김포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통일부와 국방부 등 정부 부처 관계자, 국회의원 등이 승선해 있었다.
배가 출발하고 얼마 뒤 이들의 눈과 귀는 한곳을 향했다. 염하수로 및 중립수역에 관련된 역사를 정현채(61) 김포시사편찬위원으로부터 듣기 위해서였다.
정현채 위원은 역사과목이 아닌 일반 교사에서 김포지역 향토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게 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지난 1990년 통진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그는 이듬해부터 제자들과 '독서토론 터'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했다. 동아리 답사를 다니는 와중에 향토사에 관심이 생겨 옛 책자를 탐독하기 시작, 올해로 30년 넘게 김포를 공부했다.
배가 출발하고 얼마 뒤 이들의 눈과 귀는 한곳을 향했다. 염하수로 및 중립수역에 관련된 역사를 정현채(61) 김포시사편찬위원으로부터 듣기 위해서였다.
정현채 위원은 역사과목이 아닌 일반 교사에서 김포지역 향토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게 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지난 1990년 통진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그는 이듬해부터 제자들과 '독서토론 터'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했다. 동아리 답사를 다니는 와중에 향토사에 관심이 생겨 옛 책자를 탐독하기 시작, 올해로 30년 넘게 김포를 공부했다.
통진고 교사 시절 향토사에 관심… 30년 넘게 김포 연구
염하 뱃길항행 때 통일부 장관에게 역사·배경 등 해설
불교문화 집필 위해 폐사지까지 찾아가기도… '보물 발견'
16일 김포아트센터서 출판기념회 개최 "밥값 한것 같다"
교사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그는 금파문화예술제·김포문화예술제·대명항축제 등의 기획에 참여했다. 콘텐츠라는 용어가 생소하던 당시 축제에 문화콘텐츠를 어떻게 채워넣을지 고민하며 향토사 연구에 더 몰두했다. 교직을 떠난 이후에는 김포문화원 사무국장을 거쳐 김포시사편찬위원에 위촉됐다.염하 뱃길항행 때 통일부 장관에게 역사·배경 등 해설
불교문화 집필 위해 폐사지까지 찾아가기도… '보물 발견'
16일 김포아트센터서 출판기념회 개최 "밥값 한것 같다"
정 위원은 최근 김포의 문학과 문화, 전쟁사, 조강, 민속예술, 기록물, 불교 등을 집대성한 '김포 역사와 문화'(착한EM협동조합)을 펴냈다. 430쪽에 달하는 이 책에는 지역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과 그들이 김포에서 쓴 작품, 역사자원의 배경 등이 정리돼 있다. 이를 위해 1910년대에 발행된 금릉(김포의 옛 이름)군지까지 분석해야 했다.
10개월간 아무 작업도 않고 오로지 책 쓰는 데 집중한 그는 "군지나 시지 등에 조금씩 소개된 적은 있으나 이렇게 단행본으로 정리한 책은 없었다"며 "국가에서 운영하는 종합데이터베이스 등 방대한 자료에서 지역과 관계된 내용을 찾아내기 위해 외로운 싸움을 했다"고 회상했다.

불교문화를 집필하려 기존 사찰뿐 아니라 지금은 없어진 폐사지까지 발품을 팔았다. 직지심체요절을 편찬한 고려 말의 대표적 선승 '백운 경한'(1298~1374)이 김포 고산사에 머물면서 쓴 작품도 저서에 소개됐다.
정 위원은 "백운 경한 스님의 시에 '고산'이 나오는데, 그런 걸 발견했을 때는 보물을 찾은 듯한 희열이 있었다"며 뿌듯해 했다.
또한 그는 "김포의 역사나 문화자원은 나 혼자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이 책 소재만으로도 30~40권은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한 분야를 오래 연구한 이들이 함께 참여해 체계적이고 차별화된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그러한 유산이 김포를 위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현채 위원의 책은 오는 16일 김포아트센터 출판기념회를 통해 시민들과 첫 인사를 한다. 저자와 어떤 주제로든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자리가 준비돼 있다.
정 위원은 "김포에 정착해 아이 낳고 출가까지 시키고 보니 이 책 한 권으로 김포에 밥값은 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멋쩍게 웃었다.
정 위원은 "백운 경한 스님의 시에 '고산'이 나오는데, 그런 걸 발견했을 때는 보물을 찾은 듯한 희열이 있었다"며 뿌듯해 했다.
또한 그는 "김포의 역사나 문화자원은 나 혼자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이 책 소재만으로도 30~40권은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한 분야를 오래 연구한 이들이 함께 참여해 체계적이고 차별화된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그러한 유산이 김포를 위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현채 위원의 책은 오는 16일 김포아트센터 출판기념회를 통해 시민들과 첫 인사를 한다. 저자와 어떤 주제로든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자리가 준비돼 있다.
정 위원은 "김포에 정착해 아이 낳고 출가까지 시키고 보니 이 책 한 권으로 김포에 밥값은 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멋쩍게 웃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