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이 2025년까지 한국에서 전기차 10종을 출시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한국에서는 현재 창원공장에서 생산을 준비하고 있는 CUV(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량) 외에 추가 신차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글로벌 차량 생산기지로서 한국지엠의 역할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2일 열린 'GM 미래 성장 미디어 간담회(GM Future Growth Virtual Press Conference)'에서 스티븐 키퍼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쉐보레 타호와 픽업트럭인 GMC 시에라를 내년 1분기에 출시한다고 설명했다. 또 2025년까지 전기차 10종을 한국에 들여와 판매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2025년 한국에서 판매되는 GM 차량은 24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중 22종이 수입 차량으로 채워진다. GM은 현재 쉐보레 차량 6종(수입 예정인 볼트EUV, 볼트EV, 이쿼녹스 포함)과 캐딜락 차량 6종을 한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쉐보레 타호와 GMC 시에라, 전기차 8종이 추가되면 22종으로 늘어난다.
글로벌 기지役 감소 우려속… 전기차 성공 관건 내연기관차 주력
트레일블레이저·창원 공장서 준비 CUV 2종 외 기존 3종은 중단
수입차가 다양화되는 것에 반해 국내 생산 차종은 대폭 줄어든다. 현재 쉐보레 스파크·트랙스·말리부·트레일블레이저 등 4종을 생산하고 있지만 트레일블레이저를 제외한 3종의 차량은 내년에 생산이 중단된다. 창원에서 생산하게 될 CUV를 더하더라도 한국에서 생산되는 차량은 2종에 불과하다.
GM은 전기차와 자율주행 차량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선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가 필수다. 현재 전기차를 개발·생산하기 위한 비용은 내연기관 차량을 판매하면서 나오기 때문이다.
스티븐 키퍼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GM이 미래를 위한 혁신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은 바로 저희의 현재 제품 포트폴리오에 대한 상품성에서 비롯된다"며 "여기에는 한국에서 생산돼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다른 해외시장에서 엄청난 성공을 이루고 있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도 포함된다"고 했다.
또 키퍼 사장은 "(창원공장에서 생산하게 되는) CUV의 출시가 극히 중요하다. 트레일블레이저 성공과 CUV의 성공을 확보할 때 한국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했다. 내연기관 차량이 많이 판매돼야 전기차 개발·생산이 활발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향후 국내에서 전기차 생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GM은 100% 확정된 사안만 발표하는 만큼, '추가 신차 계획이 없다'는 것은 '아직까진 신차 계획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5년 이후 계획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도 향후 국내에서 전기차 생산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을 가능케 하는 부분이다. 현재 부평 1공장에서 생산하는 트레일블레이저는 2026년까지 생산될 예정이며, 이후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GM 특성상 100% 확정된 것만 발표하기 때문에 2025년까지로 한정해 생산 계획을 발표했을 것"이라며 "한국지엠의 생산 역량이 있기 때문에 2026년 정도에는 한국에서도 전기차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