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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고등학교는 2019학년도부터 '제2의 장기려 박사'를 양성하기 위해 의학중점학급을 운영하고 있다. 의학중점학급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송도고등학교 제공

인천 송도고등학교 2학년 민규식군은 학교에서 '의학중점학급'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어려서부터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해 오던 민군은 송도고에 입학한 이후 의학중점학급에 지원했다. 단순히 의과 대학 진학만이 아닌 인류애를 가진 의료인을 양성한다는 의학중점학급 운영 목표에 이끌렸다.

지난 2년 동안 의학중점학급에서 난치질환 인식 개선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의료봉사 활동에 동참한 민군은 훌륭한 의료인이 돼 많은 사람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고 한다. 민군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환자를 직접 치료하고, 밝은 모습을 보면 얼마나 뿌듯함이 클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여러 사람을 살리는 의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도고는 2019년학년도부터 의학중점학급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며 가난한 환자를 돌보는 데 평생을 바쳤던 송도고 졸업생 장기려 박사(1911~1995)의 뜻을 이어받기 위해서다. 장기려 박사는 1928년 당시 개성에서 송도고 전신인 '송도고등보통학교'를 졸업했다.

송도고는 의학중점학급 학생을 대상으로 과학, 수학 등의 교과 수업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봉사하는 삶의 가치를 일깨우게 하는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1학년 24명, 2학년 25명, 3학년 20명이 의학중점학급에서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학기 중에는 인하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등에서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재미있는 과학 실험 봉사 활동을 하고, 방학 중에는 '장기려 박사 기념재단'이 주관하는 의료봉사 활동 프로그램 등에도 참가한다. 송도고는 또 서울대와 가천대, 재능대 등의 협조를 받아 학생들이 의료·보건계열 전공을 미리 체험해 보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송도고는 내년에 의학중점학급의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송도고 이상원 교장은 "송도고의 교훈인 '봉사'를 실천하는 의료인을 양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장기려 박사와 같이 따뜻한 인류애를 기초로 한 송도고 후배들이 자라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