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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에 있는 옥길센트럴힐아파트 입주자들이 내년 10월 조기 분양전환을 앞두고 LH의 분양가 산정 기준에 반발하고 있다. 2021.11.16 부천/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


부천지역의 한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들이 조기 분양전환을 앞두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분양가 산정 기준이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LH의 기준에 따라 분양가를 산정하면 고분양가가 책정돼 서민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기 때문이다.

16일 LH와 옥길센트럴힐아파트 입주자들에 따르면 부천 옥길동에 있는 옥길센트럴힐아파트는 지상 최고 28층, 12개 동, 총 913가구 규모로 2017년 7월 입주했다.

10년 공공임대주택인 이 단지는 최초 계약 때 전용면적 74㎡(539가구)는 보증금 6천200만원에 월세 48만5천원, 84㎡(374가구)는 7천500만원에 월세 50만원의 임대료가 책정됐다. 당시 아파트값은 74㎡와 84㎡가 각각 2억원, 2억2천500만원 수준이었다.

이처럼 주변 시세대비 저렴한 임대료뿐 아니라 10년 후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2014년 입주자 모집 당시 무주택 수요자들에게 큰 관심을 끌었다.

LH 분양가 산정 기준 '부당' 반발
주변 시세 따라 최대 7억원 넘기도


이런 가운데 이 단지의 조기 분양전환이 가능한 시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최근 입주민들 사이에선 고분양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LH의 분양가 산정 기준을 보면 5년 공공임대주택은 분양 전환 당시 주택 감정평가액과 건설원가 사이 평균으로 분양 전환가를 정하도록 했다. 반면 10년 공공임대주택은 감정평가액을 넘지 못하도록 상한선만 정해놨다.

따라서 주변 아파트값(브리즈힐 84㎡ 실거래가 8억원대)으로 감정평가액을 산정해 최종 분양가를 정하는 LH의 분양가 산정 기준을 적용하면 해당 단지의 아파트값은 최대 7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옥길센트럴힐아파트 입주자 A씨는 "그동안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부푼 꿈을 꾸며 살아왔다. 그런데 정부가 끌어올린 집값 때문에 꿈을 포기하게 생겼다"며 "만약 LH의 기준대로 분양가를 산정한다면 서민들은 피눈물을 흘리지만, LH는 가구당 4억4천만원씩 수천억원에 달하는 폭리를 취하게 된다. 이는 누가 봐도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LH측만 수천억 폭리 취해" 비판
"불합리한 방식 바꿔달라" 목소리


옥길센트럴힐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회장도 "서민들이 무슨 수로 최초 주택가격대비 5억원 가까이 오른 아파트값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면서 "법을 개정해서라도 불합리한 분양가 산정 방식을 바꿔야 한다. LH는 서민들의 입장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5년 만에 4천억여원의 폭리를 취한다면 공기업이 아닌 악덕기업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분양가 산정은 입주자 모집 공고나 계약서상에 나온 대로 진행한다"며 "감정평가 또한 LH가 아닌 지자체에서 선정한 업체에서 한다. LH에선 규정대로 내년 10월 예정된 분양가 산정 관련 업무를 성실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천/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